
건강보험 때도 중국인이 나왔다. 국민연금 논란에서도 빠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실업급여다.
이번 논란은 국민의힘 김위상 의원실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를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2025년 외국인 실업급여 수급자 가운데 중국동포와 중국 국적자가 77.9%, 지급액으로는 78.9%를 차지했다. 높은 숫자다. 그냥 지나칠 일은 아니다.
그런데 숫자를 보면서 먼저 드는 의문이 있다.
왜 이렇게 많이 받았을까.
한국에서 일하는 중국동포가 워낙 많아서인지, 이들이 주로 일하는 업종에서 해고와 이직이 잦아서인지, 고용 자체가 불안정해서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2025년 국내 외국인 취업자는 110만9000명이다. 이 가운데 한국계 중국인이 34만1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동포는 어제오늘 한국에서 일하기 시작한 사람들도 아니다. 공장과 건설현장, 음식점, 간병·돌봄 등 여러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해 왔다.
실업급여를 얼마나 받았는지만 볼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얼마나 자주 일자리를 잃는지, 어느 업종에서 실직자가 많이 나오는지, 근속기간과 고용형태는 어떤지도 같이 봐야 한다. 불안정한 일자리에 많이 종사한다면 수급자가 많은 데는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 않은데 수급만 유독 많다면 반복수급이나 제도의 허점을 살펴보면 된다.
2025년 말 중국동포와 중국 국적자는 외국인 고용보험 가입자의 25.9%였고, 같은 해 실업급여 수급자에서는 77.9%를 차지했다. 차이가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5.9%는 연말 한 시점의 가입자 숫자이고, 77.9%는 1년 동안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을 합친 숫자다. 이미 실직한 사람은 연말 가입자에서는 빠졌어도 수급자 통계에는 들어갈 수 있다. 두 숫자만 놓고 몇 배 더 받아갔다고 계산해서는 곤란하다.
여기서 또 하나 묻고 싶다.
왜 중국인을 특정했을까.
국회의원이 정부 자료를 받아 사회보험의 문제를 살펴보는 것은 당연하다. 제도에 허점이 있다면 찾아내는 것도 국회가 할 일이다.
그런데 목적이 제도 점검이라면 수급액만 볼 이유가 없다. 보험료는 얼마나 냈는지, 가입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실제 실직률은 어떤지, 반복수급과 부정수급은 얼마나 되는지도 함께 보면 된다.
그런 설명보다 ‘중국인 80%’가 먼저 나왔다.
건강보험에서도 중국인이 거론됐다. 국민연금에서도 그랬다. 이번에는 실업급여다. 사회보험 문제가 나올 때마다 특정 국적을 꼭 집어 숫자를 내놓는 일이 되풀이된다면 자료 공개의 목적이 정말 제도의 허점을 찾는 데만 있는 것인지 의심하게 된다.
언론이 이 숫자를 받아 ‘중국인 80%’만 크게 부각하면 문제는 더 단순해진다.
많이 받았다는 말이 많이 가져갔다는 말처럼 들리고, 결국 ‘중국인이 우리 사회보험의 혜택을 가져간다’는 인상으로 남을 수 있다.
하지만 둘은 전혀 다른 얘기다.
많이 받았다는 것과 잘못 받았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부정수급이 문제라면 실제 적발 인원과 금액을 공개하면 된다. 반복수급이 문제라면 반복수급률을 비교하면 된다. 보험료를 내고 정해진 요건을 갖춰 받은 사람까지 국적 하나로 묶어 의심할 이유는 없다.
중국동포의 실업급여 수급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오히려 그 이유가 궁금하다.
많이 해고되는 것인가. 일자리가 불안정한 것인가. 체류자격이나 고용구조 때문인가. 아니면 실제로 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
그 답부터 보여줬으면 한다. 중국인을 꼭 찍어 숫자를 공개했다면, 왜 중국인이어야 했는지도 설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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