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인간이 이름이 있듯이 모든 ‘업체’는 간판이 있다. 간판은 하고자 하는 사업의 취지와 내용에 맞아야 하는 것은 상식적인 문제이다. 간판은 또 대중성을 띄기 때문에 더구나 상식에 맞아야 한다. 상식에 맞지 않는 간판은 그 업체 존재의 의미를 떨어뜨린다.
지금 재한조선족사회는 춘추전국시대이다. 언론이 많고 단체 또한 자고 깨면 생겨나듯이 우후죽순마냥 나타나고 있다. 대충 손을 꼽아보아도 30개 ‘업체’가 쉽게 잡힌다. 뚜렷한 취지나 목표의식이 없이 남들이 하니 나도 한다는 식으로 ‘업체’를 설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질적인 내용이 없이 허세에 매달려 회장님이랍시고 폼을 잡는 일 또한 비일비재하다.
어찌되었든 언론이 많고 단체가 많은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많을수록 경쟁이 심할 것이고 경쟁이 심하면 적자생존법칙에 의해 자연도태를 거쳐 우수한 ‘업체’만 남게 될 것이다.
문제는 남이 하니 나도 따라하는 사례가 많다보니 웃지도 울지도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재한조선족사회에 다문화바람이 불고 있다. 조선족이 다문화에 속하느냐, 마느냐는 논쟁이 끊이지 않는 와중에 논쟁에는 관심이 없고 다문화간판에만 관심이 있다. 2천8백억원(다문화) 대 1천2백만원(조선족)의 정부 지원, 다문화에 유혹이 클 만도 하다. 조선족간판은 메리트가 없다. 다문화간판을 걸어야 메리트가 크다. 그래서 경쟁하듯이 다문화란 간판에 매달린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상식을 벗어나는 다문화간판이 나타나고 있어 사회의 웃음거리를 지어내고 있다.
며칠 전 필자가 대림동을 지나다가 우연히 조선족행사에 마련된 화환에 ‘재한다문화’ 00협회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재한다문화’란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다. 재한중국인 혹은 재한조선족이라 말하는 것은 중국에 이미 중국인집단이 있고 조선족집단의 존재가 있고 그 집단의 일부가 한국에 왔기 때문에 재한중국인 혹은 재한조선족이라 말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말하자면 다문화란 어느 나라에 실체로 존재했던 것이 한국에 온 것이 아니라 여러 나라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다문화가 이뤄졌기 때문에 ‘재한다문화’는 존재하지 않는 상식에 어긋나는 표현이다. 알아듣기 쉽게 말하자면 뿌리가 있는 집단의 일부가 한국에 오면 재한이란 표현을 사용할 수 있지만 뿌리가 없는 집단이 한국에 와서 새롭게 이뤄진 것은 재한이란 표현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건 그렇고 재한조선족사회가 다문화에 매달리고 있는데 다문화란 도대체 무슨 뜻인지?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된다면 다문화간판을 남용하지 않을 것이다.
다문화란 말은 1957년 스위스에서 먼저 생겨났고 1970년대 캐나다를 거쳐 지구촌에 퍼졌다. 다문화, 그 뜻은 한 개 나라에서 여러 가지 언어를 사용하고 저마다 갖지 않는 생활양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여러 민족이 합쳐 전체 인구 중 30%를 넘으면 다문화사회로 인정된다. 스위스의 경우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로망슈어 등 언어가 국가공용어인데 진짜 다문화사회이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스위스, 캐나다, 미국 같은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공유한 국가들만이 다문화사회이다.
중국은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법적으로 공존해 있지만 다문화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다민족국가라고 말한다.
현재 한국에 외국인 수가 150만 명(조선족 포함)이며 전체인구의 3%밖에 되지 않고 다양한 국가 사람들이 한국에 살고 있지만 언어적으로 문화적으로 한국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진정 다문화사회라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날로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과의 화합과 공존을 위해, 특히 결혼이민자와 그 2세들의 한국생활정착을 돕기 위해 다문화란 개념을 도입하기는 했지만 우리가 알아야할 것은 한국에서의 다문화는 결혼이민가족에 초점이 맞춰지고 그에 따라 상응한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혼이민자 중심으로 이뤄진 한국다문화에 조선족사회가 명분도 없고 상식에도 맞지 않게 매달리는 것이 과연 타당한 일인지?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 재한조선족사회는 춘추전국시대이다. 언론이 많고 단체 또한 자고 깨면 생겨나듯이 우후죽순마냥 나타나고 있다. 대충 손을 꼽아보아도 30개 ‘업체’가 쉽게 잡힌다. 뚜렷한 취지나 목표의식이 없이 남들이 하니 나도 한다는 식으로 ‘업체’를 설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질적인 내용이 없이 허세에 매달려 회장님이랍시고 폼을 잡는 일 또한 비일비재하다.
어찌되었든 언론이 많고 단체가 많은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많을수록 경쟁이 심할 것이고 경쟁이 심하면 적자생존법칙에 의해 자연도태를 거쳐 우수한 ‘업체’만 남게 될 것이다.
문제는 남이 하니 나도 따라하는 사례가 많다보니 웃지도 울지도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재한조선족사회에 다문화바람이 불고 있다. 조선족이 다문화에 속하느냐, 마느냐는 논쟁이 끊이지 않는 와중에 논쟁에는 관심이 없고 다문화간판에만 관심이 있다. 2천8백억원(다문화) 대 1천2백만원(조선족)의 정부 지원, 다문화에 유혹이 클 만도 하다. 조선족간판은 메리트가 없다. 다문화간판을 걸어야 메리트가 크다. 그래서 경쟁하듯이 다문화란 간판에 매달린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상식을 벗어나는 다문화간판이 나타나고 있어 사회의 웃음거리를 지어내고 있다.
며칠 전 필자가 대림동을 지나다가 우연히 조선족행사에 마련된 화환에 ‘재한다문화’ 00협회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재한다문화’란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다. 재한중국인 혹은 재한조선족이라 말하는 것은 중국에 이미 중국인집단이 있고 조선족집단의 존재가 있고 그 집단의 일부가 한국에 왔기 때문에 재한중국인 혹은 재한조선족이라 말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말하자면 다문화란 어느 나라에 실체로 존재했던 것이 한국에 온 것이 아니라 여러 나라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다문화가 이뤄졌기 때문에 ‘재한다문화’는 존재하지 않는 상식에 어긋나는 표현이다. 알아듣기 쉽게 말하자면 뿌리가 있는 집단의 일부가 한국에 오면 재한이란 표현을 사용할 수 있지만 뿌리가 없는 집단이 한국에 와서 새롭게 이뤄진 것은 재한이란 표현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건 그렇고 재한조선족사회가 다문화에 매달리고 있는데 다문화란 도대체 무슨 뜻인지?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된다면 다문화간판을 남용하지 않을 것이다.
다문화란 말은 1957년 스위스에서 먼저 생겨났고 1970년대 캐나다를 거쳐 지구촌에 퍼졌다. 다문화, 그 뜻은 한 개 나라에서 여러 가지 언어를 사용하고 저마다 갖지 않는 생활양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여러 민족이 합쳐 전체 인구 중 30%를 넘으면 다문화사회로 인정된다. 스위스의 경우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로망슈어 등 언어가 국가공용어인데 진짜 다문화사회이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스위스, 캐나다, 미국 같은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공유한 국가들만이 다문화사회이다.
중국은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법적으로 공존해 있지만 다문화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다민족국가라고 말한다.
현재 한국에 외국인 수가 150만 명(조선족 포함)이며 전체인구의 3%밖에 되지 않고 다양한 국가 사람들이 한국에 살고 있지만 언어적으로 문화적으로 한국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진정 다문화사회라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날로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과의 화합과 공존을 위해, 특히 결혼이민자와 그 2세들의 한국생활정착을 돕기 위해 다문화란 개념을 도입하기는 했지만 우리가 알아야할 것은 한국에서의 다문화는 결혼이민가족에 초점이 맞춰지고 그에 따라 상응한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혼이민자 중심으로 이뤄진 한국다문화에 조선족사회가 명분도 없고 상식에도 맞지 않게 매달리는 것이 과연 타당한 일인지?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 동포투데이 & www.dspdaily.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
한중 외교의 민감한 분기점, 반중 극우 시위 수사의 의미
글 | 허 훈 최근 서울 남대문경찰서가 중국 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극우 단체 ‘자유대학’의 반중(反中) 시위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 세력으로 알려진 이 단체는 7월 22일 집회에서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과 다이빙 대사의 얼굴이 인... -
진실과 거짓 사이에는 무엇이 있는가 ?
“말은 곧 사람이며 철학이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도 자주 이 말을 의심하게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처음 한 말과 뒤에 하는 말이 달라지고, 책임지지 못할 말들이 쉽게 쏟아지고, 중요한 질문 앞에서는 말을 돌려버린다. 거짓이 진실보다 빨리 퍼지고, 침묵은 무기처럼 쓰인다. 누군가 말한다. 하지만 듣지 않... -
“무비자도 독점 장사? 한국 관광정책의 속 좁은 계산”
글 | 허 훈 한국 정부가 중국 단체관광객에 한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겉으로는 양국 교류 확대를 말하지만, 세부 규정은 자유여행객을 철저히 배제하고 8개 지정 여행사만 이용하도록 했다. 한마디로 관광을 ‘공공 외교’가 아닌 ‘특정 기업 수익사업’으로 보는 발상이... -
반중 정서, 불안한 사회가 만든 혐오의 정치학
글 | 허훈 2025년 들어 동아시아와 서구 곳곳에서 반중 정서가 노골적으로 분출하고 있다. 서울 한복판에서 중국인 상점이 파손되고, 도쿄 거리에서는 관광객이 폭행당하는 일이 잇따른다. 단순히 범죄의 숫자가 늘어난 문제가 아니다. 그 장면들은 불안한 시대가 만들어낸 상징이자, 사... -
일본 패망 이후, ‘한간(漢奸)’ 처벌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동포투데이]1945년 8월 15일, 중국 전역은 14년간 이어진 항일전쟁의 승리 소식으로 들썩였다. 당시 언론 <대공보(大公報)>는 대형 활자로 “일본 투항!”을 전하며, 수많은 중국인들이 기다려온 순간을 알렸다. 그러나 전쟁의 종결과 동시에 민중의 관심은 ‘일본에 협력한 한간(漢奸) 처벌’로 향했다.... -
“총구 겨눈 혈맹, 1969년 중·북 국경 위기의 전말”
1969년, 중국과 북한은 전쟁 직전까지 치달았다. 압록강과 두만강 일대 국경에서는 군대가 대치했고, 북한은 20만 병력을 장백산 일대로 집결시켰다. 당시 분위기는 언제 포성이 울려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살벌했다. 그러나 1년 남짓한 외교적 줄다리기 끝에 두 나라는 극적으로 화해에 성공했다. 무엇이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