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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적 지킬까 포기할까…차세대 동포가 다시 묻는 복수국적·병역

  • 허훈 기자
  • 입력 2026.09.28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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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에서 태어난 한인 차세대에게 복수국적은 병역 문제와 맞물려 복잡한 선택이 될 수 있다. 한국과 미국 사이에서 국적 선택을 고민하는 상황을 표현한 이미지. 인터내셔널포커스 생성 이미지

 

[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학교를 다니고 미국인으로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 날 부모를 통해 자신에게 한국 국적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남성이라면 이야기가 더 복잡해진다. 병역 문제가 따라오기 때문이다.


해외 한인사회에서 오래 묵은 복수국적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27일부터 인천 송도에서 열리고 있는 ‘2026 세계한인회장대회’에서도 이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등장했다. 이석로 공동의장은 개회식에서 젊은 세대가 한인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복수국적 허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회에 앞서 열린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행사에서도 제도의 문턱을 낮춰 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해외에서 태어났다고 한국 국적과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태어날 당시 부모 가운데 한 명이 대한민국 국민이면 자녀도 한국 국적을 갖게 된다. 미국처럼 태어난 곳을 기준으로 국적을 주는 나라라면 두 나라 국적을 함께 갖는 경우가 생긴다.


남성은 여기에 병역이 얽힌다. 선천적 복수국적 남성은 원칙적으로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까지 국적 선택과 관련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때를 놓치면 병역의무가 해소되기 전까지 한국 국적을 이탈하는 데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예외적으로 국적이탈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해외에서 나고 자란 한인 2·3세에게 이런 규정은 낯설 수밖에 없다. 자신이 한국 국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는데 이미 선택 시기가 지나버린 경우도 생긴다.


그래서 해외 한인사회에서는 현실에 맞게 제도를 손봐 달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한국은 젊은 동포들에게 모국과의 연결을 강조하지만, 막상 국적 문제에 들어가면 넘어야 할 문턱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규제를 무작정 풀기도 어렵다. 국내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한 사람들과의 형평성을 따져야 하고, 국적이 병역을 피하는 통로로 이용될 가능성도 막아야 한다.


해외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삶의 터전을 잡은 한인 2·3세와 병역을 피하려고 국적을 정리하려는 경우를 똑같이 볼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남는다.


재외동포 700만 시대다. 이제는 부모의 고향이 한국이라는 이유만으로 자녀 세대까지 자연스럽게 한국과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한국 국적을 지킬지, 포기할지 고민하는 젊은 동포들이 늘어나는 만큼 국적과 병역을 둘러싼 오래된 기준도 다시 들여다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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