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출신으로 한국은 물론 미국과 캐나다, 호주, 유럽 등 세계 각국의 국적을 취득한 사람들 사이에서 중국의 새로운 출입국 관리제도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외국 국적을 취득한 뒤에도 중국 호적이나 주민신분증 등 과거 신분관계를 정리하지 않은 이른바 ‘이중신분’ 문제가 출입국 과정에서 더욱 민감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오는 15일부터 새로운 「출경입경관리 규정」을 시행한다.
새 규정은 출입국과 체류·거류 신청 사유가 사실에 부합하고 합법적이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민관리기관과 비자기관은 신원과 신청 사유를 확인하기 위해 당사자에게 관련 상황을 질문하고 문서와 자료, 필요한 전자데이터 등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이 대목이 해외 중국계 사회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중국의 국적제도 때문이다.
중국 국적법 제3조는 중국 국민의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제9조는 해외에 정착한 중국 국민이 자발적으로 외국 국적을 취득하면 중국 국적을 자동으로 상실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는 한국 귀화자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 국적을 가지고 살다가 한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은 물론 미국·캐나다·호주 등으로 이민해 시민권을 취득한 중국 출신자들도 중국을 방문할 경우 자신의 현재 국적과 과거 중국 신분관계가 문제가 될 수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핵심은 외국 국적을 취득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중국 국적을 상실한 이후에도 중국 호적이나 주민신분증이 정리되지 않았거나 과거 중국 여권 등 중국 국민임을 전제로 발급된 신분증명을 계속 사용해온 경우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중국 당국은 외국 국적 취득으로 중국 국적을 상실한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중국 내 호적 등을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특히 새 규정이 신원 확인 과정에서 필요한 전자데이터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명문화하면서 해외에서는 과거보다 국적과 신분정보의 불일치가 확인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여기에는 분명한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중국 정부가 9월 15일부터 한국이나 미국·캐나다 등의 귀화자를 대상으로 ‘이중국적자 색출’ 또는 ‘이중신분자 특별단속’을 실시한다고 공식 발표한 것은 아니다. 새 규정에도 해외 귀화자를 일제 조사한다는 내용은 없다.
전자데이터 제출 규정 역시 이중신분자를 찾아내기 위한 목적으로 신설됐다고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새 제도를 곧바로 ‘이중국적자 전면 색출’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다.
정상적으로 외국 국적을 취득하고 중국 국적과 호적 등 관련 신분관계를 적법하게 정리한 사람까지 위험하다고 볼 근거도 없다.
그럼에도 중국이 출입국자의 실제 신원과 체류 목적을 확인하는 제도적 장치를 정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 국적 취득 후에도 중국 내 과거 신분정보가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관심이 필요한 변화다.
중국이 외국인 무비자 정책을 확대하며 국경의 문은 넓히는 동시에 신원과 국적에 대한 관리체계는 더욱 정교하게 만드는 가운데, 세계 각국의 중국 출신 귀화자들에게도 자신의 중국 내 신분관계를 다시 확인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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