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중 협력의 상징으로 남아 있는 '플라잉 타이거스(Flying Tigers·비호대)'의 후손과 미국 청소년들이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찾아 첨단기술과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미래 세대 교류의 의미를 되새겼다. 전쟁 속 우정으로 시작된 인연이 인공지능(AI)과 로봇, 첨단 교통기술을 매개로 새로운 협력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장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이번 방문은 주목을 받았다.
미중항공유산재단의 제프리 그린 회장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 약 100명은 7월 1일부터 5일까지 우한을 방문했다. 대표단에는 플라잉 타이거스 참전용사 후손을 비롯해 양국 우호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참여했으며, 첨단 산업시설과 문화유적을 둘러보고 중국 청소년들과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대표단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인 곳은 후베이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였다. 이곳에서 참가자들은 춤을 추고, 서예를 쓰며, 커피와 차를 만들고, 체스를 두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직접 체험했다. 로봇은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균형을 유지하며 복합적인 작업을 수행해 참가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미국 학생 헤일리 라실라는 "SNS에서 본 로봇은 춤을 추다 넘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곳 로봇은 한 발로도 안정적으로 움직였다"며 "미국에서 본 것보다 훨씬 미래적인 기술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들도 AI와 로봇이 연구단계를 넘어 산업과 일상생활에 빠르게 적용되는 모습을 인상 깊게 지켜봤다고 전했다.
이번 방문은 중국이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흐름과도 맞물려 관심을 모았다. 우한은 중국 중부 최대 과학기술 도시 가운데 하나로, 국가 광전자정보산업기지와 AI 혁신거점을 중심으로 반도체, 광전자, 스마트 제조, 바이오산업이 집적된 혁신도시다. 최근에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스마트 교통, 디지털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면서 중국 중부 기술혁신의 핵심 거점으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
대표단은 이어 우한 광학밸리의 공중열차도 체험했다. 중국 최초의 현수식 모노레일인 이 열차는 선로 아래 차량이 매달려 운행하며 투명 바닥을 통해 도시와 강변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알프레드대 학생 아테나 쿠싱은 "하늘에서 도시를 바라보는 느낌이 매우 특별했고 첨단 교통기술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술 체험뿐 아니라 한커우 세관박물관 방문, 중국 전통극 관람, 경극 가면 만들기, 노래와 춤 공연 등 문화교류 프로그램도 이어졌다. 미국과 중국 학생들은 함께 공연을 준비하고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제프리 그린 회장은 "학생들이 후베이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중국 또래들과 깊이 교류하기를 바란다"며 "플라잉 타이거스가 남긴 우정의 역사가 다음 세대에도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미·중 간 전략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교육과 문화, 청소년 교류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전쟁 속에서 시작된 협력의 기억이 인공지능과 미래산업을 함께 체험하는 청년 교류로 이어지면서, 우한 방문은 과거의 역사적 우정을 미래 협력의 자산으로 연결하는 상징적인 민간외교 행사로 의미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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