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중국 선수들의 생활 관리는 최악이다. 술은 작은 문제일 뿐이죠. 밤새 여자친구와 지내는 게 가장 큰 문제이다.”
지난 9월, 중국 국가대표 출신 두전위(杜震宇)가 한 방송에서 던진 이 말은 중국 축구의 민낯을 드러내는 날 선 폭로였다. 팬들이 강등 위기 속에서도 선수들의 ‘클럽 나들이’를 걱정하는 사이, 그는 문제의 뿌리가 알코올이 아니라 뼛속 깊은 자율성의 결여에 있음을 직격했다.
일본 명장 오카다 다케시가 저장(浙江)을 이끌 때, 구단 관계자가 “중국 선수는 때려야, 욕해야 말을 듣는다”고 조언했다는 사실은 씁쓸하다. 기본적 자기 관리조차 폭력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은 곧 국제무대의 참담한 성적표로 이어졌다. 중국은 2025년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일본에 0-7, 인도네시아에 0-1로 패하며 일찌감치 탈락이 확정됐다.
경기장에서의 무기력은 이미 낯설지 않다. 2022년 베트남전에서 중국 선수들의 평균 활동량은 상대보다 1.2km 적었고, 수비 상황에서는 집단 ‘눈으로만 수비’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주장 우시(吴曦)의 ‘공 회피’ 사건은 여론의 조롱거리가 됐다.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도 기본적인 투지조차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은, 자비로 공을 사고 땀 흘리는 ‘촌슈퍼리그’ 아마추어 선수들과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이 같은 상황은 외국인 선수와의 격차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중국 지도자들이 외국인 선수에게 더 많은 자유를 주는 이유는 “그들이 직업적 태도를 지녔기 때문”이라고 두전위는 말했다. 일본의 나가토모 유토는 서른여섯에도 체지방률 7%를 유지하며 개인 영양사를 고용했고, 미토마 가오루는 대학 시절 ‘드리블 돌파 연구 논문’을 훈련에 접목했다. 스스로 절제하며 끊임없이 발전하는 프로와, 감독의 채찍 없이는 흔들리는 선수들 사이의 간극은 뚜렷하다.
구조적 부패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중국축구협회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비리로 처벌됐고, 지난 23년간 감독이 14번 바뀌며 장기 전략은 실종됐다. 2018년에는 8년간 이어온 유소년(U) 리그가 폐지되면서 시스템이 붕괴했다. 최근 부활한 U23 의무 출전제는 일부 구단이 골키퍼를 공격수로 내세우는 식으로 ‘숫자 맞추기’에 악용됐다.
프로 정신의 실종은 더욱 뼈아프다. 국가대표 선수들조차 “친선전은 대충 뛰자, 다치면 안 된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2024년 일본전에서는 패배 뒤 지도자를 욕하는 장면이 목격됐고, 승부 조작·불법 도박 의혹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위험 회피자’로 변하는 동안, 신뢰와 자존심은 무너져 내렸다.
최근 21세 대표팀 선수 왕스친(汪仕钦)의 경기 후 음주는 한국 언론에 ‘중국 축구의 타락’으로 보도되며 논란을 불렀다. 유럽에서는 가벼운 음주가 흔하지만, 성적이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모든 행동은 비난으로 증폭된다.
중국축구협회가 최근 민간 리그까지 규제하려는 방안을 내놓자 “축구의 활력을 억누른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반면 자율적이고 열정으로 움직이는 ‘촌슈퍼리그’는 폭발적 인기를 끌며 축구 개혁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시안컵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탈락한 뒤, 중국 축구는 사실상 나락에 떨어졌다. 그러나 더 참담한 것은, 그 절망 속에서도 선수들의 밤이 여전히 술과 향락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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