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사건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쉽게 혐오와 차별의 늪에 빠져드는지를 보여준다. 중국어를 쓴다는 이유만으로 낯선 이들을 뒤쫓아 욕설을 퍼붓고, 심지어 소주병으로 머리를 내려친 행위는 단순한 폭력이 아니라 명백한 혐오 범죄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지난달 21일, 중국인 관광객을 두 차례 폭행한 35살 한국인 남성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판결문은 “피고인이 중국인에 적대감을 드러내며 고의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의 성격을 분명히 규정했다. 하지만 법원은 동시에 “피고인이 반성하고 스스로 자수했다”는 점을 참작했다.
사건은 지난 4월 연이어 발생했다. 버스에서 중국인 여성 관광객들이 중국어로 대화했다는 이유로 욕설을 퍼붓고 뒤쫓아가 발로 찼으며, 며칠 뒤에는 식당에서 중국어를 쓰던 대만인 손님에게 준비해둔 소주병을 휘둘렀다. 이를 막으려던 식당 직원마저 피하지 못했다.
문제는 이 범죄가 우발적 폭력이 아니라 특정 국적과 언어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이는 혐오 정서가 폭력으로 이어진 전형적인 사례다. 최근 온라인을 비롯한 사회 곳곳에서 반중 정서가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 사건은 그 위험한 파장이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혐오는 결코 사회의 답이 될 수 없다. 국가와 사회가 해야 할 일은 반중 정서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이 같은 차별과 폭력에 단호히 선을 긋는 일이다. 법원이 “혐오 범죄”라는 점을 인정한 것은 의미 있지만, 실형 10개월로는 그 무게가 다소 가볍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혐오에 관대한 사회는 결국 그 부메랑을 스스로 맞게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가해자의 개인적 반성에 기댄 선처가 아니라, 혐오 범죄를 뿌리째 뽑아내겠다는 분명한 사회적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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