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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사라진 대학

  • 장유리 기자
  • 입력 2025.08.04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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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을 포장한 이윤추구, 일부 사립대학의 민낯


무더운 여름도 무색하게, 한국의 대학 현장은 구조적 모순과 부조리 속에서 얼어붙어 있다. 대학 위기론은 낯선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그 본질은 단순한 학령인구 감소나 재정난이 아니다. 특히 적지 않은 사립대학은 ‘교육’이라는 본질보다 ‘경영’이라는 명분 아래, 이윤 추구에만 몰두하며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잃고 있으며 교육이 사라지고 경영 중심의 이윤 추구가 구조로 굳어졌다는 사실이 더욱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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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교육’이라는 본질을 망각한 채, 등록금이라는 수익만을 쫓는 구조적 부조리 속에서 자율이라는 이름의 방치와 횡포를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부 사립대학은 교육기관이라기보다, 수익 중심 구조에 치우친 조직으로 변질되고 있다. 구조적 부조리와 형식주의가 만연한 지금,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근본적 개혁이 시급하다.


▮간판만 바꾼 ‘미래학과’… 현장은 방치된 빈 껍데기


‘AI융합’‘K콘텐츠’‘글로컬문화예술’등 미래지향적 명칭을 앞세운 학과 신설과 개편이 늘어나지만, 실상은 기존 교과를 단순 복사, 붙여 놓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관련 전공 교수도 없이 졸속으로 신설된 학과들이 존재하며, 심지어 실무 중심 교육을 표방하는 실용학과가, 실습 기반이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실습실 하나 없이 운영되는 현실은 대학 교육의 본질이 얼마나 무너졌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또한 산업과의 연계는커녕 학교 내부조차도 해당 전공에 대한 비전이나 철학이 부재한 경우도 있으며 학생들은‘혁신과‘산업 연계에 대한 기대를 품지만, 현실은 빈약한 커리큘럼과 실습 부족, 그리고“예산이 없다”는 답변만 들을 뿐이다. 

 

학과 개설은 교육적 목적이 아니라, 등록금 확보를 위한 마케팅 전략이 되고 있는 불편한 진실이 씁쓸하다. 


▮재단의 횡포, 교수·학생·학문 생태계 붕괴


더 심각한 문제는 사립대학 재단의 전횡이다. ‘갑’위치에서 학과운영, 수업개설, 커리큘럼 결정까지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폐지까지 강행한다. 하이브레인넷 등 커뮤니티에는 다음과 같은 사례가 반복 보고되고 있다.

 

“공고상 명시된 연구실이 제공되지 않았다.”, “수업이 개설된 후 개강 직전 폐강 통보.”,“국책사업 유치 후 채용한 교수를 즉시 계약 해지.” 

 

교수, 학생, 학문 공동체가 모두 무시된 운영은, 대학이 교육보다는 행정 편의와 수익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조직으로 변질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국가장학금도 악용되나? 시스템마저 부실한 현실


사립대학의 구조적 부조리는 국가장학금 제도마저 악용될 가능성에 닿는다. 국가장학금은 등록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핵심 제도이나, 일부 사례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지적된다. 장학금 부정수급 점검이 최근에는 격년으로 강화되었고, 408개교 중 절반가량이 점검 대상이다. 확인된 부정수급 행위에는 서류 위변조, 성적 조작, 소득 탈루 등이 포함되며, 적발 시 장학금 환수와 지원 제한, 심지어 수사 의뢰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일부 사립대학에서 저소득층 장학생 대상 장학금을 교직원 급여로 전용한 사례도 있었고, 이중수혜를 통해 학생들에게 등록금 이상의 금액이 지급된 경우가 수만 명, 수천억 원에 달하는 사례도 보고되었다.


실제로 이중지원 방지 시스템이 도입되었으나, 지자체 및 민간재단 지원 내역 반영이 법적 의무가 아니므로 중복지원 여부를 완전하게 통제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드러났다. 

 

특히 지방 사립대학의 경우, 국가장학금과 연계한 등록금 수입이 대학 운영의 주요 자원이 되면서, 장학금 자체가 대학 수입 구조의 일부로 조직적으로 기획·이용될 여지가 없지 않다.


▮ CQI는 이름만… 시스템 없는 교육 품질관리


사립대학 상당수는 교육 품질 관리(CQI)를 도입했다고 말하지만, 실제 운영은 형식에 머물러 있다. 


커리큘럼은 전공과 무관한 전선,교양 중심이 편성되기도 하고, 교과목 개발과 피드백 반영은 교수 개인에게 전가되며, 수업 평가는 단순 만족도 조사에 그치고, 산학연계나 취업 연계 시스템은 부실하거나 전무하다.


더 큰 문제는, 역량기반 교육과정 개발서와 교육역량 평가 자료조차도 교육부 보고용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수년째 CQI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그 결과로 개선된 커리큘럼이나 교수법은 찾기 어렵다. 


실제 대학 내부에서도“기록을 위한 기록”“보고서를 위한 활동”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결국 학생의 교육 성과는 체계적 시스템이 아닌, 운 좋게 ‘좋은 교수’를 만나는데 좌우되는 현실에 갇혀 있다. 

 

국책사업 도입 및 지자체 예산 지원이 있더라도 실질적 교육 개선보다 외형적 성과 보고에 집중되며, 교육의 본질은 계속해서 소외되고 있다.


▮ 구조 개혁 없이 미래는 없다


사립대학은 더 이상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면죄부를 받아선 안 된다. 다음은 즉각 시행 가능한 개혁 과제들이다.


※학과 신설조건 강화

-교수 확보, 실습 인프라, 산업 연계 계획이 검증된 경우에만 신설 허용

-단순 명칭 변경만으로 커리큘럼을 포장하는 행위 금지

※재단 운영 투명성 확보

-회계 및 인사운영 정기 감사 의무화

-교원 채용 후 조건 미이행 시 법적 제재 도입

※교육 질 평가의 내실화

-만족도 조사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적인 학습성과의 질적 평가 도입

-학생 참여·피드백 반영형 커리큘럼 운영 의무화

※교육부의 감독 강화

-단순 인증평가를 넘어서, 교육 내용과 행정 운영 전반의 질적 감시

-장학금 부정수급 및 교육 미이행 시 실질적 제재 부과


▮ 대학은 각성하라. 미래는 준비되지 않는다면 사라진다


대학은 더 이상 ‘졸업장 판매소’가 아니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 전달이 아니라, 가치와 감각, 사고력과 인성을 길러내는 공공재이다. 학생은 소비자가 아니라 배움의 주체며 미래 사회의 중심이다. 

 

대학 구성원과 재단, 교육부는 지금의 구조를 직시하고, 함께 바로잡아야 한다. 지금 이대로라면 사립대학은 공공성과 신뢰를 완전히 상실할 것이며, 한국 고등교육은 무너질 것이다.


교육 본질을 잃은 대학은 미래를 약속할 자격이 없다. 진정성 없는 포장과 허위 약속을 멈추라. 대학은 지금,‘교육’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교육은 정말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가? 진정한 교육이란, 미래를 설계하는 용기이며, 사람을 위한 믿음이어야 한다. 지금이 아니면, 교육은 그저 사라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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