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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실제 목표는 핵시설 타격 아닌 이란 정권 교체?

  • 허훈 기자
  • 입력 2025.06.1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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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투데이]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갈수록 격화되는 가운데, 양측은 여전히 미사일을 주고받으며 상호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이스라엘의 공세가 이란의 핵 개발 저지를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그 이면에는 이란 정권 자체를 무너뜨리려는 더 큰 야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6월 14일 보도를 통해 이스라엘의 공격이 단지 이란의 핵시설을 무력화하려는 목적에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공격의 규모와 목표 선정, 그리고 이스라엘 정치 지도자들의 발언에서 드러나는 메시지는, 단기적인 핵 억제보다는 장기적인 정권 교체 시나리오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실제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공개 연설에서 이란 국민에게 정권에 맞서 일어나 자유를 쟁취하라고 촉구하며, 사실상 내란을 선동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단독으로 이란의 핵시설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수십 년간 쌓인 시아파 다수 국민의 반이스라엘 정서와 이란 지배층의 결속력도 걸림돌로 지목된다. 네타냐후가 바라는 민중 봉기의 가능성에는 여전히 큰 의문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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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의 태도 역시 이스라엘과 온도차를 보인다.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묵인하긴 했지만, 정권 교체에 대한 명확한 지지를 표명하진 않았다. 만일 이란 정권이 실제로 붕괴하더라도, 새로 등장할 세력이 더 극단적일 경우 지역 정세는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저녁, 이번 충돌은 이틀째로 접어들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 국방부 본부, 핵 프로그램 본부, 다수의 석유 시설을 공습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이란도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동원해 텔아비브와 하이파 등을 공격했고, 이스라엘 보건 당국은 최소 4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앞서 이란 남부의 남파르스 가스전 처리 시설도 공격해 대규모 폭발을 유발했다. 이스라엘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는 이란이 도심지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테헤란이 불바다가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13일 대규모 공습 이후 이스라엘의 궁극적 목표가 점점 더 분명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은 이란 중서부 지역의 핵 및 군사시설뿐 아니라 테헤란의 고위 관리 주거지까지 타격했으며, 이로 인해 민간인 피해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네타냐후는 13일 밤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 국민을 향해 “자유를 위해 일어나라”고 촉구하며,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정권에 반기를 들 것을 요구했다. 그는 “이번 작전의 목표는 이슬람 정권이 우리에게 가하는 핵과 미사일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여러분의 자유를 위한 길도 함께 닦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음 날 “앞으로 모든 아야톨라 정권의 시설과 목표가 타격 대상이 될 것”이라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지금까지 그들이 겪은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앞으로가 진짜 시작이다. 정권은 지금이 가장 약한 상태이며, 지금이야말로 국민이 목소리를 낼 기회다”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는 지난해부터 중동 재편을 거론해왔다. 이스라엘은 레바논과 시리아에서 이란 연계 세력을 공습해 효과를 봤다고 판단하며, 지금이 이란 정권에 타격을 가할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있다.

 

로이터는 이스라엘의 이번 군사행동이 이란 핵 프로그램을 상당히 지연시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지만, 핵심 타격 대상과 정치적 수사 등을 종합해보면 정권 교체라는 보다 근본적인 의도가 숨어 있다고 분석했다.

 

13일 새벽의 공습은 핵시설과 미사일 공장 외에도 군 지휘부 인사와 핵 과학자 등 이란 체제의 중추 인물들을 겨냥했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타격이 아니라, 이란의 국내외 신뢰도에 타격을 주고 체제 불안을 유도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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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마이클 싱은 “이스라엘은 정권 교체를 바라고 있다. 그들은 이란 국민이 들고일어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한 점도 민심 이반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핵개발 저지든 정권 붕괴든, 이스라엘이 이를 단독으로 달성하기엔 현실적 한계가 크다. 시아파 중심의 이란 사회가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감정을 오랜 기간 축적해온 데다, 정권 교체를 위한 민중 동력이 존재하는지도 불확실하다. 전문가들은 이란 반정부 세력이 하나로 뭉치기 위해선 복잡한 조건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미국 역시 복잡한 입장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암묵적으로 허용하고 이란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방어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나, 이란 체제 전복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내놓진 않았다.

 

이스라엘은 13일 공격을 장기 작전의 첫 단계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핵 관련 주요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단독으로 이란의 복잡한 핵 기반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알자지라는 14일 보도에서 이스라엘이 지하 수십~수백 미터 깊이에 철근콘크리트로 건설된 산악지대의 핵시설을 파괴할 충분한 탄약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런 핵심 시설을 공격하더라도 실제 핵연료 생산을 방해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이스라엘의 군사력도 장기전 속에서 점점 소모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 차치 하네그비 역시 “군사력만으로는 핵 프로그램을 제거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다만 그는 이런 공세가 미국과 이란 간 새로운 협상 여건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의 시마 샤인 전 모사드 분석관은 “미국이 개입하지 않으면 이스라엘 혼자 이 일을 해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이 고위 정치인과 과학자들을 타깃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이들은 정권의 안정성과 지속성에 있어 핵심 인물”이라며, 이들의 제거가 정권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너선 파니코프 대서양위원회 연구원은 이런 정권 교체 시도가 오히려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지금의 신정체제보다 더 나쁜 건 없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역사가 말해주듯 상황은 언제든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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