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4월 19일 베이징에서 펼쳐진 중국 슈퍼리그(中超) 8라운드 경기에서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산둥 타이산이 베이징 궈안에 1-6으로 대패하며 충격을 안겼다. 주심이 3장의 레드카드를 꺼내들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뒤바꾼 가운데, 축구계는 심판의 권한 남용과 중국 축구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논쟁에 휩싸였다.
경기는 산둥의 강력한 기세로 시작됐다. 경기 4분 만에 브라질 출신 공격수 카르발류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원정 팬들의 함성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 기쁨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10분 후 궈안의 파비우가 동점골을 기록했고, 이후 산둥 수비수 우싱한이 중원 지역에서 벌인 태클이 직접 퇴장을 불러왔다. 주심의 판정에 산둥 벤치가 격렬히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34분에는 카르발류마저 상대 미드필더를 밟은 반칙으로 추가 퇴장을 당하며 9명으로 줄어드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숫적 열세에 빠진 산둥은 속수무책 무너졌다. 전반 추가 시간 궈안의 곤살루가 역전골을 성공시킨 뒤, 후반 세르지우·파비우·장위닝·장시저가 차례로 골망을 흔들며 6-1 대승을 완성했다. 이는 2007년 이후 17년 만에 경호 더비에서 기록된 최다 점수차 승리로, 산둥 팬들은 경기장을 떠나며 주심을 향해 물병을 던지는 등 격한 분노를 표출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주심 판정은 축구계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과도한 퇴장 카드 사용이 경기 흐름을 교란시킨 것 아니냐”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쏟아지는 가운데, 중국 축구협회 관계자는 “VAR 검토 과정에서 모든 판정이 규정에 부합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에서는 카르발류의 태클이 경고 수준에 머물러야 한다는 축구계 내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산둥의 전략적 실패도 도마에 올랐다. 5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한 팀이 숫적 열세 상황에서 4-4-1 포메이션으로 전환하지 않고 기존 전술을 고수한 것은 치명적이었다. 후반 25분 경과 시점에서조차 미드필더 1명만을 남긴 채 공격 라인을 유지한 선택은, 상대의 역습에 계속 노출되는 결과를 낳았다. 중국 현지 축구 해설자는 “유럽 리그라면 9명 상황에서 즉시 5-3-0 철통 수비로 전환할 것”이라며 “전술적 유연성 부족이 참패를 부채질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패배는 양팀의 전통적 의미까지 퇴색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996년 첫 맞대결 이후 기술적 접전으로 명성을 떨치던 양팀의 역사는, 이제 7장의 옐로카드와 3장의 레드카드가 난무하는 거친 충돌의 기록으로 덧칠해졌다. 베이징 현지 팬들은 “승리는 기쁘지만, 9명과의 경기에서 이긴 것에 씁쓸함이 남는다”며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축구 관계자들은 이 사건을 계기로 중국 축구의 개혁 과제를 재점검하고 있다. 중국 심판 육성 예산이 일본의 1/5 수준에 불과하다는 사실, 청소년 리그에서부터 거친 플레이에 관대한 판정 문화가 확산되어 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스포츠 평론가는 “레드카드는 단순히 규칙 위반이 아니라 축구 철학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거울”이라며 “이번 사건이 중국 축구의 시스템 개혁을 촉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둥 타이산은 이번 패배로 리그 순위 4위(11점)로 추락했으며, 베이징 궈안은 3연승으로 3위(12점)로 도약했다. 중국 축구팬들은 SNS를 통해 “주심이 승부를 훔쳤다” “9명으로도 6실점은 용납할 수 없다”는 상반된 의견을 오가며 열띤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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