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철민 기자]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이달 초 한 흑인 남성이 정신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숨졌다고 18일(현지시간) 복수의 외신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숨진 흑인 남성의 친인척과 변호인은 병원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숨진 남성은 손발에 수갑이 채워진 상태에서 경찰관 여러 명에 의해 무릎을 꿇었다”고 밝혔다.
현재 이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 7명과 병원 직원 3명은 살인 혐의 2급으로 기소된 상황이다.
‘고통의 12분’
피해자의 이름은 일보 오티노(28)로 버지니아 주 주도 리치먼드 교외에 살면서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 그는 지난 3일 투병 중 경찰에 체포돼 헨리코 카운티 보안관 사무실 산하 교도소에 수감됐다. 경찰에 따르면 오티노는 지난 6일 카운티 보안관실 경찰관에 의해 병원으로 압송돼 치료를 받으려고 입원 수속을 밟던 중 숨졌다.
오티노의 친인척과 변호인은 지난 16일 병원 CCTV 영상을 확인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부에 수사 개입을 요구했다.
그의 어머니 캐롤라인 오코는 “오늘 본 것은 가슴이 찢어지고 불안하며 나는 깊은 상처를 받았다. 내 아들은 학대받고 있었다”고 하소연했다.
마크 클루디스 변호사는 “오티노는 당시 손과 발이 모두 수갑에 채워져 있었지만 경찰 7명에게 제압당했다”면서 “오티노의 몸 구석구석이 거칠게 눌려 있다”고 증언했다.
크루디스 변호사는 “영상을 보면 경찰은 오티노가 움직이지 않고 숨을 쉬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도 구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변호사로 2020년 흑인 남성 조지 폴로이트 사망 사건을 맡았던 벤 크렘프는 오티노가 경찰에 깔리는 ‘12분간의 고통’을 겪었다면서 “조지가 경찰에 의해 난폭하게 숨진 지 3년 가까이 지난 뒤 또 한 명이 거의 똑같은 방식으로 목숨을 잃었다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2020년 5월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에 의해 9분 가까이 무릎을 꿇은 뒤 숨져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과 경찰 집법 남용에 반대하는 장기적이고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였다.
지난 3년 동안 미국 경찰의 인종 폭력 사건은 여전히 빈번하게 발생했다. 지난 1월 테네시 주 멤피스 시에서 흑인 남성 텔 니콜스가 경찰관 여러 명에게 폭행을 당해 숨지면서 경찰체제 개혁 논의가 다시 불거졌다.
지난 16일, 오티노의 친인척이 본 동영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앞서 15일 앤 카벨 바스크빌 검사는 이 사건의 첫 재판장에서 동영상 내용을 설명했다. ‘리치먼드 타임스’는 바스크빌의 말을 인용해 오티노가 경찰에 끌려가기 전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법의학자는 오티노의 사인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아직 발표하지 않았으나 바스크빌은 오티노가 질식사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바스크빌은 경찰관 7명을 2차 살해 혐의로 기소한 데 이어 16일에는 병원 직원 3명을 기소했으며 또 몇명을 추가 기소 또는 체포할 가능성이 있다고 16일 밝혔다.
옥중에서의 ‘비인간적 대우’
오티노는 지난 3일 정신적 문제로 행동 이상을 호소해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았다. 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경찰이 도착하자 오티노의 어머니는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경찰이 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하도록 허락했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오티노를 병원에 데려가 정신 상태를 평가받으려다 병원에서 경찰관에게 ‘공격적 거동’을 보여 체포돼 교도소로 이송됐다.
16일, 친인척과 변호인은 교도소 CCTV 영상도 살펴봤다. 이들은 옥중에서 오티노가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난폭한 취급을 당했을 가능성을 의심했다.
클루디스와 크렘프는 “경찰이 오티노에게 후추 스프레이를 사용했고, 옷을 벗고 수갑을 찬 채 오물이 가득한 감방에 갇혔다”며 “6일 병원으로 이동하기 전 여러 명의 경찰이 감방에 들어가 생기가 거의 없는 오티노의 손발을 들고 ‘동물을 다루듯’이 차에 실었다”고 말했다.
오코는 “내 아들은 개처럼 아니 개보다 못한 취급을 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섀넌 테일러 검사는 16일 “6일 감옥에서 발생한 사건을 조사 중”이라면서 “조사 결과는 추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오티노는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케냐에서 미국으로 이주해 리치먼드 교외에서 생활하며 음악과 운동에 능해 음악가가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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