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철민 기자] 제9차 미주정상회담이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막을 내렸다.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정상을 회담에 초대하지 않는 미국의 관행은 많은 미주 정상들로부터 비판을 받았고 많은 국가들이 회의를 보이콧해 미주 정상회의 창설 이래 가장 적은 수의 정상 회담이 됐다.
분석가들은 미국이 라틴아메리카에서 오랫동안 행하여 온 이중잣대 민주주의와 총체적 간섭 등 패권적 관행이 역내 국가들 사이에서 강한 불만을 야기하고 있으며, 미국의 공신력과 영향력이 날로 미미해지는 등 미국의 패권 쇠락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정상회의 기간 중 미국은 경제무역, 식량안보, 공중보건, 기후변화, 이민 등 문제에서 지역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정상회의 마지막 날 미국은 현재의 중남미 이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는 등 일련의 이민 계획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정책 분석가들은 이런 계획이 과연 가시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이 제기한 이른바 이민보호 등 내용도 책임을 떠넘기고 해당 중남미 국가들에 이민문제 해결의 책임을 더 지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호르헤 카스타녜다 전 멕시코 외무장관은 “이번 정상회의 실질적 내용이라곤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정상회담 전부터 미국은 가식적이고 난폭한 행동으로 곤욕을 치렀다. 미국이 이른바 ‘민주적 문제’를 이유로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등 3개국 정상 초청을 거부하자 중남미 여러 나라가 반발하였다. 로페스 멕시코 대통령이 보이콧을 선언했고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등은 하위직 대표단만 참석시켰다.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내가 미주 정상회의에 참가한 것은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의 목소리를 정상회담에 가져가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한 에브라드 멕시코 외무장관은 “미주 정상회의에서 나타난 배척 행위는 심각한 문제이며 누구도 그럴 권리가 없다”며 “일방적인 결정에 대한 간섭은 멕시코 측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브리세뇨 벨리즈 총리는 “미국 정부가 개별 국가를 미주 정상회의에서 배제하는 것을 용서할 수 없으며 이해할 수도 없다”며 “지구 서반구의 미래 운명이 걸린 중요한 시점임에도 지역 국가들은 여전히 분열돼 있다” 지적했다.
정상회의 기간 중 미국 측이 이번 미주 정상회에서 배제된 일부 중남미 국가 지도자들도 '먼로 독트린'을 견지하는 미국의 관행에 반발해 이중 잣대를 들이고 난폭하게 간섭하며 미주국가들을 통제하려한다고 비난했다.
8일, 디아스 카넬 쿠바 국가원수는 수도 아바나에서 “미국은 ‘민주’와 ‘인권 가디언’을 자처해 왔지만 중남미 지역민들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면서 “미주정상회의를 미주 통제의 도구로 활용하며 지역 분열을 조장하고 지역통합을 저해하려는 미국의 속셈은 ‘먼로 독트린’을 고집하는 것이고 각국의 주권 독립에 간섭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니카라과 대통령 외교정책 및 국제담당 보좌관 발드락 옌치크는 “진정한 민주주의는 국민의 권리에 의해 구축된 것이지 자본 독점이나 시장 독점, 달러 패권에 기반을 두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식 민주주의는 ‘무늬만 민주주의’일 뿐 아무런 도덕적 우위도 없이 국민의 권리 보장을 통해 진정한 민주를 실현하는 국가를 비난하고 전복하려 하고 불법적인 제재를 가하는 행위 자체가 반민주적이다”라고 지적했다.
다음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최근 미주 정상회의가 참가 문제로 역내의 많은 나라들로부터 공개적으로 보이콧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주제와 의제 설정이 빈곤, 고용 등 미주 국민들이 우려하는 문제들과 밀접한 관련이 없었기 때문에 정상회담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올해 미주 정상회의 주제는 "지속 가능하고 탄력적이며 정의로운 미래 건설"이다. 그러나 중남미 분석가들은 '먼로 독트린'을 계속 추구하는 미국의 경우 미국 정부가 역내 국가들의 주요 우려를 무시하고 정상회담에서 자국의 외교적 목표 달성에만 치중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미국의 이중 잣대와 횡포는 중남미 국가들의 반발을 불러오고 미국과 중남미 국가들 사이의 갈등을 심화시켰다. 이 지역에서 미국의 리더십과 공신력이 추락하는 등 미국의 패권 쇠락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흐름으로 되었다.
‘뉴욕타임스’는 “미주 국가 간 협력을 과시하기 위한 이번 정상회의는 다국적 지도자들의 불참으로 실질적인 문제 해결의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지역 이견이 노출되는 등 중남미 국가들의 미국 리더십에 대한 보이콧 의지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 국제관계 전문가 디에고 스퀼라는 “이번 정상회의의 실질적 성과의 부재는 이 지역에서 미국의 리더십과 공신력 저하를 보여준다”며 “미국은 중남미 국가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소홀히 해왔고 미·중남미 정상회담을 통해 중남미를 조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논평했다.
BEST 뉴스
-
'현대 산업의 비타민' 희토류, 中 손에 달렸다...美 긴급 대응
[동포투데이]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강화가 글로벌 공급망에 충격을 주며 미국이 협상 요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60%, 정제 설비의 92%, 중희토류 매장량의 80% 이상을 장악한 상태에서 수출 통제를 통해 군사·기술 분야의 주도권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F-35 전투기... -
더불어민주당, 여론조사 왜곡·조작 혐의로 리서치민·에브리리서치 대표 등 고발
[동포투데이]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명선거법률지원단은 23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민과 에브리리서치의 대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 등 4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선 관련 여론조사 과정에서 특정 후보에 편향된 질문을 사용하거나... -
美 서해안 항구 '제로 물동량' 경고등…무역 전쟁發 공급망 대란
[동포투데이]2025년 5월, 미국 서해안 주요 항구에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중국에서 출발해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 항구에 입항할 예정이던 화물선이 단 한 척도 도착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최근 12시간 동안 기록된 충격적인 ‘제로 현상’으로, 현지 항구 관계자들의 우려를 극적으로 확대시켰다. 롱비치 항구 CEO ... -
더불어민주당, 극우단체 ‘리박스쿨’ 선거개입 의혹 제기
[동포투데이]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신속대응단과 공명선거법률지원단은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극우 성향 민간단체인 ‘리박스쿨’이 대선을 앞두고 조직적인 댓글조작을 통해 여론을 왜곡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 국가 예산과 교육제도가 악용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의혹이 2012년 ... -
‘종이 호랑이’ 된 라팔? 전문가 “J-10C 아닌 중국 전투 체계의 승리”
[동포투데이] 인도와 파키스탄 간 첫 공중전에서 중국제 무기체계의 위력이 입증되며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7일 발생한 공중전에서 파키스탄 공군은 중국제 J-10C 전투기와 PL-15 공대공 미사일을 활용해 인도의 프랑스제 라팔 전투기 3대를 격추시키며 6:0의 압승을 거뒀다. 이번 교전은 단순... -
파키스탄 총리, 중국 네티즌 지지에 감사…"중국이 최대 버팀목"
[동포투데이]파키스탄 샤바즈 샤리프 총리는 8일 저녁 전국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며 "중국의 지속적인 지원이 파키스탄의 경제 회복과 안보 강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 네티즌들의 압도적인 지지에 깊은 감사를 표하며"중국 국민들의 우정은 파키스탄에 ...
NEWS TOP 5
실시간뉴스
-
"트럼프 관세도 못 막은 애플의 ‘중국 집착’… 알고 보니 탈중국이 더 두렵다"
-
“미국의 적은 내부에 있다”…JP모건 CEO, 미국 정부에 직격탄
-
“미쳤다” vs “탄핵하라”…美 정치·재계 ‘절친’의 파국적 결별
-
“美 대학에 ‘중국 간첩’ 숨어있다?”…다시 고개 든 반중 음모론
-
미국, 기술 패권 경쟁서 중국 제압 시도…성과는 '제로'
-
트럼프 “미국 내 중국 유학생, 아무 일 없을 것”
-
美, 중국 유학생 비자 대규모 철회 방침…유학생 사회 ‘불안 확산’
-
“미국, 중국에 한 방 맞을 준비해야”…월가 큰손의 경고
-
美국무부 "中共의 미국 대학 악용·지식재산 절도 용납 못 해"
-
'현대판 배척법' 논란 부른 美 유학생 비자 취소 파장... 중국인 유학생 대거 추방 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