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철민 기자] 미 노동부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미국의 소비자가격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6.2% 상승해 5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5% 넘게 올랐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은 CPI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미국의 소비자가격지수는 1990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올해 37세인 미국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로버트 모란은 최근 우유 대신 락토페롤이 들어있지 않아 쉽게 상하지 않는 고양이 밥 대신 대포장을 사는 게 낫기에 각종 모바일 앱을 내려 받아 쿠폰 ‘양털 뽑기’를 자주 받는다. 그는 주변 친구들이 집이 있든 없든 그리고 번듯한 직장이 있든 말든 지금 모든 사람들이 비용을 절약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으며 이렇게 하는 것은 모두 물가 상승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현재 미국의 물가 상승에서 가장 직관적인 느낌은 식품가격의 인상이다.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거주하는 학교 직원 앤서니가 슈퍼마켓 체인에서 물건을 사고 있었다. 당시 그는 쇼핑 습관을 고쳐 할인 상품을 더 많이 샀음에도 매주 마트에서 5~10%씩 돈을 더 쓴다고 했으며 이 중 육류 가격이 1년 전보다 최소 20% 이상 올라 일가족이 육식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메릴랜드주 베세스타에서 중국음식점 경영하는 주인 겸 요리사인 장펑량(张鹏亮)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체 식재료 가격이 40~60% 정도 올랐다면서 이중 40%는 양심가로 가격이 두 배로 오른 곳도 있으며 예하면 소 안심 고기는 1파운드에 14달러 내지 15달러에서 26달러 내지 27달러로 올랐고 마늘 한 상자에 60여 달러, 한 시기엔 120달러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그리고 예전에는 식재료 원가가 매출의 20~22% 정도였지만 지금은 매출의 30~33%를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식자재와 인건비 상승은 외식업계에 큰 도전장을 던졌고 이미 주변에선 폐업한 식당들도 속출했다.
11월엔 추수감사절, 12월엔 크리스마스… 새해까지 미국의 연말 명절 시즌은 원래 최고의 쇼핑 시즌이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은 ‘가격 인상'과 거기에 임금인하와 실업까지 겹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마케팅 일을 하는 콜렛 브루더는 그녀가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가족이 많아졌고 또 연휴가 다가와 가족들에게 명절 선물을 챙겨야 할 판에 물가까지 올라 몹시 부담스러워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이번 ‘명절 시즌’에 인내적으로 많은 돈을 쓰지 않을 것 같다. 돈을 적게 벌면 매일 파티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사실 작년에 많은 미국인들이 예년보다 훨씬 힘든 ‘명절 시즌’을 겪었다고 밝혔다
콜린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옐런 미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가 직면한 가격상승 압력이 코로나19 사태와 연관돼 있다면서 일시적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러나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며 현 하버드대학 교수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가격 상승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예측이 늦어지면서 ‘일시적’이라는 인플레가 그렇게 ‘일시적’은 아닐 것 같다”고 밝혔다.
그리고 적지 않은 경제학자들은 공급 고리의 한계, 노동력 부족 상황이 계속 존재하기에 기업의 생산 원가를 계속 높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며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내년 하반기에나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라 하우스 웰스파고 증권의 고급 경제학자는 “가격 ‘상승폭’이 만만치 않다”면서 “예를 들어 10월 신차와 중고차 가격 상승은 전반적인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고 생활용품, 약품, 스포츠용품과 담배 제품 가격도 크게 올랐다”고 우려를 표했다.
사라 하우스는 또 “인플레이션 열기가 단기간에 완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공급 고리의 한계는 여전히 남아 있으며 내년에도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서비스업까지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 내년 1분기에도 CPI 상승률이 6%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BEST 뉴스
-
'현대 산업의 비타민' 희토류, 中 손에 달렸다...美 긴급 대응
[동포투데이]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강화가 글로벌 공급망에 충격을 주며 미국이 협상 요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60%, 정제 설비의 92%, 중희토류 매장량의 80% 이상을 장악한 상태에서 수출 통제를 통해 군사·기술 분야의 주도권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F-35 전투기... -
美 서해안 항구 '제로 물동량' 경고등…무역 전쟁發 공급망 대란
[동포투데이]2025년 5월, 미국 서해안 주요 항구에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중국에서 출발해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 항구에 입항할 예정이던 화물선이 단 한 척도 도착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최근 12시간 동안 기록된 충격적인 ‘제로 현상’으로, 현지 항구 관계자들의 우려를 극적으로 확대시켰다. 롱비치 항구 CEO ... -
美 바이어 부재 속 광저우 페어 이변... 신흥시장 덕에 역대급 성과
[동포투데이] 중국 광저우에서 지난 5일 폐막한 제137회 중국수출입상품전람회(광저우 페어)에서 미국 바이어들의 참여 부족에도 역대 최다 해외 바이어들이 몰리며 수주량이 증가하는 이변을 기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행사가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도 중국 수출업계의 회복력을 입증했다고 ... -
경찰, 교통사고 보험사기 4개월 집중단속…고의 사고·허위 청구 뿌리 뽑는다
[동포투데이]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오는 5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4개월간 교통사고 보험사기 집중수사 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집중수사는 야외활동 증가로 교통사고가 빈번해지는 시기를 겨냥해 고의적 사고 유발 및 보험금 과다 청구 등 서민경제를 위협하는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통사고 ... -
‘종이 호랑이’ 된 라팔? 전문가 “J-10C 아닌 중국 전투 체계의 승리”
[동포투데이] 인도와 파키스탄 간 첫 공중전에서 중국제 무기체계의 위력이 입증되며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7일 발생한 공중전에서 파키스탄 공군은 중국제 J-10C 전투기와 PL-15 공대공 미사일을 활용해 인도의 프랑스제 라팔 전투기 3대를 격추시키며 6:0의 압승을 거뒀다. 이번 교전은 단순... -
트럼프, 외국 영화에 '100% 관세' 초강수
[동포투데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에서 제작된 영화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는 초강수 조치를 예고하며 미국 영화 산업 보호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자체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을 통해 "미국 영화 산업이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며 이같은 방안을 ...
NEWS TOP 5
실시간뉴스
-
총기 판결이 불러온 라스베이거스 악몽...미국 총기 규제 딜레마
-
관세 압박국가의 돌파구? 블룸버그 "美中 협상서 中 냉정함 배워야"
-
하버드대, 5조원대 정부 자금 중단에 '전면전'... 학문 자유 위협론 확산
-
'정치적 생존' 택한 트럼프, 대중 관세 고집 꺾은 내막은?
-
美 국민의 對中 부정 인식, 5년 만에 뚜렷한 하락세 (퓨 보고서)
-
美 서해안 항구 '제로 물동량' 경고등…무역 전쟁發 공급망 대란
-
美 달러, 상상 초월 위기? 월가 대가 “10년 내 20% 급락 가능성” 경고
-
미중 무역 당국자, 제네바서 회담... 관세 갈등 해법 모색
-
美언론 "중국 기술력 압도적... 美, '영원한 기술 우위 신화' 버려야"
-
트럼프 지지했던 美 젊은층, 관세 정책에 분노하며 등 돌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