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철민 기자] 세계를 놀래운 ‘9·11’ 테러사건이 발생한지 20년이 지났지만 미국인의 마음속에 드리워진 먹구름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 미국 언론의 ‘원한’과 ‘애환’과는 달리 외신들은 보다 객관적이고 평화로운 제3의 시각으로 20년을 조명했다.
11일, 러시아 매체 러시아투데이는 “‘9·11’ 이후 20년 동안 미국은 반테러 전쟁에서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면서 “첫 납치된 보잉 767기가 뉴욕 세계무역센터 노스타워를 들이받는 순간부터 세상은 영구히 바뀌었다. 미국은 반테러 사명으로 20년 전쟁의 수렁에 빠졌고 수조 달러와 수천 명 미군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그 대가는 놀라웠다”고 보도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 '9.11' 사건은 충격이 컸고 지속됐다며 20년이면 모두가 상처를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지만 지난 20년 동안 미국과 다른 지역에서 너무 많은 갈등이 있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치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9·11’ 사태를 회고하면서 영국 가디언은 "이날 모습이 기억 속에 각인됐다"면서 "그들은 자신들이 어디에 있었는지 똑똑히 기억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신세대에게는 역사적 사건이 되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미국이 21세기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 테러 공격 20주년을 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일간지 타임은 2001년 9월 11일을 미국에 상처를 준 날이라고 표현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지난 11일 뉴욕 세계무역센터에서 30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고 10년 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군에게 사살됐다. 현재 무너진 건물 위에 새롭고 반짝반짝 빛나는 마천루가 하늘 높이 솟아 있다.
타임은 또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미국은 이 날을 애도하고 기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24TV는 “이 기념일에 미국 전역이 준엄한 의식을 거행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최근 혼란스러운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와 탈레반 정권의 재창출로 미국은 상황이 다소 씁쓸해졌다”고 전했다.
한편 현지 시간으로 10일 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화상 연설을 통해 미국인들의 단합을 촉구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급격한 철수로 인한 미군 사상자의 발생으로 단합하는 데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프랑스 언론은 또 “바이든이 온 나라를 분노하게 했다”고 주장하면서 바이든에게 있어서 ‘9.11’ 20주년은 정치 인생에서의 ‘위험한 순간’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언론은 '포스트 9.11 시대'에 주목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11일 기사에서 냉전이 종식되면서 한때 사람들은 강대국 간의 이념 갈등이 종식되고 협력과 발전의 새 시대가 열리기를 바랐지만 그러나 미국은 20년 전쟁에 빠졌으며 지금 세계는 다시 한 번 '초강대국 갈등'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주 발언을 인용해 중국과 러시아를 언급했다. 바이든은 지난 주 ”우리는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러시아로부터의 다각적인 도전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담화를 통해 바이든은 또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의 존립을 종식시킨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현지시간으로 11일,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피습된 세계무역센터(wtc) 유적지, 펜타곤과 펜실베이니아주 샨크스빌을 방문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를 제외한 부시, 오바마 전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9.11’사태 후 .바이든은 3000명 가까운 희생자를 정중히 추모했다. 동시에 바이든은 미국의 한 시대를 마감하는 리더로 되려고 했다. 다만 아프간 철수로 인한 혼란과 참담한 상황이 생생해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비록 알카에다가 약화되었지만 20년간 미국인들이 벌인 ‘대 테러 전쟁’이 세계에 끼친 영향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더 많은 극단적인 조직이 여러 지역에 생겨났고 만신창이 되었던 아프가니스탄과 파열됐던 이라크가 세계에 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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