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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년 역사의 파리 명물 시장, 새벽 화재에 잿더미

  • 화영 기자
  • 입력 2026.10.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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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15년 문 연 파리 최고(最古) 실내시장 전소…소방관 150명 투입, 화재 원인 조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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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실내시장인 ‘마르셰 데 장팡 루주’의 화재 이전 모습. 1615년 문을 연 이 시장은 400년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사진=besopha/Wikimedia Commons(CC BY 2.0·16:9 비율로 편집)
 

[인터내셔널포커스] 프랑스 파리에서 400년 넘게 시민들의 식탁을 지켜온 전통시장이 새벽 화재로 폐허가 됐다. 17세기부터 이어져 온 시장의 가게들이 불길에 휩싸이면서 파리의 오랜 명소 하나가 모습을 잃었다.


프랑스 르몽드와 TF1 등에 따르면 12일 새벽 파리 마레 지구의 '마르셰 데 장팡 루주(Marché des Enfants Rouges)'에서 큰불이 발생했다. 소방관 약 150명과 소방차 50여 대가 출동했지만 시장 내부 약 1,000㎡가 불에 타고 철제 구조물 일부가 무너졌다. 다행히 인근 건물로 불길이 번지지는 않았다.


이 시장은 1615년 문을 연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실내 식품시장이다. 이름은 과거 인근 고아원 아이들이 입었던 붉은 옷에서 유래했다. 처음에는 채소와 육류 등 식재료를 판매하는 장터였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파리 시민과 관광객이 즐겨 찾는 먹거리 명소로 자리 잡았다.


시장 안에서는 프랑스 전통음식뿐 아니라 모로코, 레바논, 일본 등 여러 나라의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좁은 통로를 따라 작은 식당과 식료품점이 들어서 있었고, 점심시간이면 식사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볐다.


1982년 역사적 기념물로 등록된 이 시장은 1990년대 철거 위기도 넘겼다. 주민들의 반대와 보존 노력 끝에 복원돼 다시 문을 열었지만 이번 화재로 내부 상점과 시설 대부분을 잃었다.


파리시는 피해 상인들이 영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임시 영업공간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문화부도 상인과 주민들에게 위로를 전하며 복구에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시장은 안전 점검과 복구 작업이 끝날 때까지 문을 닫는다.


400년 넘게 이어진 장터의 흔적은 하루아침에 사라졌지만, 파리 시민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었다. 장을 보고 이웃과 인사를 나누던 일상의 공간이었던 만큼, 시장을 어떻게 되살릴지가 새로운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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