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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비용 늘리는 러시아…암 치료 예산은 91% 삭감 추진

  • 김주영 기자
  • 입력 2026.10.10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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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포커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러시아 정부가 암 퇴치 관련 연방사업 예산을 대폭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비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의료사업의 재원 배분은 달라지면서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과 지역 간 의료격차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국가두마(하원)에 제출한 2027~2029년 예산안에 따르면, 암 질환 퇴치 연방사업에 배정된 내년도 예산은 38억7,000만 루블이다. 올해 9월 기준 조정된 예산 449억 루블과 비교하면 약 91% 감소한 규모다. 2025년 1,485억 루블과 비교하면 2년 사이 38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 사업은 암 조기검진과 진단장비 확충, 지역 의료기관의 치료시설 개선 등을 지원해 왔다. 내년 예산 가운데 23억7,000만 루블은 지역 의료기관의 방사선 진단·치료 장비 개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다만 연방사업 예산이 줄어든다고 러시아의 전체 암 치료비가 같은 비율로 삭감되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 보건부는 기존 연방예산에서 지원하던 일부 비용을 의무의료보험(OMS) 체계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미하일 무라시코 보건부 장관도 9일 보험료 수입 증가와 의료보험기금의 누적 재원을 활용하면 기존 지출을 충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내년도 전체 보건의료 지출이 증가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환자들이 실제로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느냐다. 러시아 환자단체 '암에 맞서는 운동'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환자들이 직접 구입한 항암제는 580만 포장으로, 전년 500만 포장보다 늘었다. 개인이 부담한 항암제 구입비도 88억 루블에서 114억 루블로 증가했다.


환자들이 자비로 구입한 약품 상당수는 원래 무료 공급 대상에 포함돼 있었다. 의료기관의 약품 조달 지연과 지역별 공급 차질이 환자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의 재정 지출에서 국방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주목된다. 2027년 예산안의 국방비는 17조1,000억 루블로, 전체 연방지출의 약 35%에 해당한다. 전쟁이 4년 넘게 이어지면서 군사비와 민간사업 예산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의료보험을 통한 재원 확보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의료시설과 재정 여건이 열악한 지방에서도 기존 수준의 암 진단과 치료가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예산 항목의 변화가 환자들의 진료 현장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나는지가 이번 조치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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