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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북 밀착, 어디까지 갈까…세 나라의 다른 속내

  • 김준하 기자
  • 입력 2026.10.0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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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부쩍 가까워졌다. 정상 간 메시지가 잦아졌고 군사·외교 접촉도 늘었다. 미국과 한국, 일본을 향한 비판에서는 목소리가 자주 겹친다. 겉으로 보면 냉전시대의 북·중·러 구도가 되살아난 듯하다.


그러나 세 나라를 하나의 진영으로 묶어 보면 오히려 놓치는 것이 많다.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견제한다는 방향은 비슷하지만, 각자가 원하는 것은 상당히 다르다.


가장 빠르게 거리를 좁힌 쪽은 북한과 러시아다. 2024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 이후 양국 관계는 군사 분야까지 깊숙이 들어갔다. 북한군의 러시아 지원은 과거의 외교적 우호관계를 넘어선 변화를 보여줬다. 최근에는 교통과 경제 분야에서도 연결고리를 넓히고 있다.


평양에 러시아의 등장은 선택지가 하나 더 생겼다는 의미가 크다. 중국에 대한 높은 경제 의존도를 낮출 여지가 생겼고 군사기술과 실전 경험을 접할 통로도 넓어졌다. 러시아와 가까워질수록 중국을 상대하는 북한의 협상 공간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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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러시아·북한의 국기와 동북아 지도를 활용해 세 나라의 밀착과 서로 다른 전략적 이해관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인터내셔널포커스 제작 이미지.
 

베이징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조금 다르다.


러시아와 북한이 미국의 전략적 역량을 분산시키는 상황은 중국에도 손해만은 아니다. 문제는 북러 관계가 어디까지 가느냐다. 북한이 러시아를 통해 군사적 자율성을 키우면 한반도에서 중국이 행사해온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북러 밀착을 이유로 한미일 군사협력이 강화되는 상황도 달갑지 않다.


그렇다고 북중 관계가 멀어진 것은 아니다. 양국은 다시 정치적 밀착을 강조하고 있으며 북한은 대만 문제에서도 중국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에서 평양은 분명히 베이징 쪽에 서 있다.


중러 관계 역시 겉으로 보이는 결속과 실제 속내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미국 견제와 다극화된 국제질서라는 큰 방향에서는 두 나라의 보폭이 맞는다. 고위급 교류와 군사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모스크바와 베이징이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의 크기는 다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는 당사국이다. 중국은 미국과 경쟁하면서도 세계 무역과 금융시장,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제관계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 러시아가 선택할 수 있는 충돌의 수위를 중국이 그대로 따라가기 어려운 이유다.


북한도 중국과 러시아 가운데 한쪽을 택할 이유가 없다. 러시아에서는 군사·안보상의 이익을 얻고 중국과는 경제와 외교의 통로를 유지하는 편이 유리하다. 두 강대국이 모두 평양을 필요로 할수록 북한의 몸값은 올라간다.


여기서 냉전시대와의 차이가 드러난다. 과거처럼 이념이 세 나라를 단단히 묶고 있는 것이 아니다. 러시아에는 북한의 군사적 가치가 커졌고, 북한에는 러시아라는 새로운 후원자가 생겼다. 중국은 두 나라와 가까이 지내면서도 그 관계가 한반도의 불안정을 키우는 수준까지 번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그래서 중·러·북을 하나의 거대한 군사블록으로 보는 시각만으로는 최근의 움직임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북러 관계는 군사동맹에 가까워졌지만 중국은 일정한 거리를 남겨두고 있다. 북한 역시 그 틈을 이용해 자신의 활동 공간을 넓히고 있다.


지금의 중·러·북은 한 배에 올라탄 동맹이라기보다 같은 방향으로 항해하는 세 척의 배에 가깝다. 당장은 항로가 겹친다. 그러나 목적지도, 속도도 다르다.


세 나라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만 볼 일이 아니다. 언제, 어떤 문제에서 서로 다른 항로를 택하는지까지 봐야 중·러·북 관계의 실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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