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국 국경에 걸쳐 있는 온타리오호(Lake Ontario)의 명칭을 미국 내에서 ‘아메리카호(Lake America)’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캐나다는 기존 명칭을 계속 사용하겠다며 즉각 반발했다.
27일(현지시간) 백악관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온타리오호를 ‘아메리카호’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은 미 내무부와 지명위원회가 30일 이내에 지명정보시스템(GNIS)을 수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정부의 지도와 문서 등에서는 새 명칭이 사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캐나다나 국제사회까지 구속하는 것은 아니다. 온타리오호는 북미 5대호 가운데 하나로 미국 뉴욕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사이에 있으며 양국이 공유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5대호 보호와 관리에 크게 기여해 왔다는 점을 개명 이유로 들었다. 백악관은 미국이 지난 10년간 5대호 담수 생태계 보호에 약 40억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최근 악화한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관계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양국 무역협상은 지난주 결렬됐으며 미국은 약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했다. 캐나다도 약 2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명이 특별한 외교적 메시지는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도 캐나다가 무역 문제에서 미국을 부당하게 대우해 왔다고 비판했다.
캐나다는 즉각 반발했다. 마크 카니 총리는 온타리오라는 명칭이 미국과 캐나다의 건국보다 오래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Lake Ontario’라고 부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 역시 뉴욕주는 새 명칭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Ontario’라는 이름은 북미 원주민 언어에서 유래했으며 400년 이상 사용돼 왔다. 캐나다 온타리오주도 이 호수에서 이름을 따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직후 멕시코만(Gulf of Mexico)을 미국 연방정부에서 ‘아메리카만(Gulf of America)’으로 부르도록 한 바 있다.
이번에도 명칭 변경의 효력은 미국 연방정부의 공식 사용에 한정된다. 캐나다와 국제기구, 해외 지도 제작기관 등에 새 이름 사용을 강제할 수 없다.
미·캐나다 관세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양국이 공유하는 호수의 명칭까지 갈등의 소재로 떠오르면서 오랜 동맹관계의 긴장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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