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푸젠성 취안저우시 진장(晋江)의 한 신발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28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발생 불과 이틀 전 실시된 안전점검에서 피난 통로 적치물과 배전함 주변 관리 미흡 등이 지적됐지만 시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반복된 안전 경고를 방치한 결과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CCTV 등에 따르면 화재는 7월 9일 낮 12시 4분께 진장시 천다이진 장터우촌에 있는 휘텅(辉腾)신발유한공사 공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공장 안에는 직원 237명과 외부 납품업체 관계자 2명 등 모두 239명이 있었으며, 이 가운데 213명은 긴급 대피했다. 그러나 병원으로 이송된 2명이 숨지고 연락이 끊겼던 26명이 모두 공장 내부에서 발견되면서 최종 사망자는 28명으로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500여 명의 구조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진화와 수색 작업을 벌였다. 사고 공장은 지상 5층, 층당 약 1,300㎡ 규모의 철근콘크리트 건물로 1층에는 프레스 공정과 원자재 창고, 상층부에는 반제품·완제품 창고와 생산라인이 배치돼 있었다. 당국은 1층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발화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현지 관계자들은 사고 당시 일부 근로자들이 점심시간에도 작업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공장 임금이 생산량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 방식이어서 "조금만 더 작업하면 수입을 늘릴 수 있다"는 판단으로 현장에 남아 있었던 근로자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유가족은 "함께 식사하자는 남편의 말을 뒤로하고 몇 켤레만 더 만들겠다고 남았다"는 마지막 대화를 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고의 핵심 원인으로는 미흡한 안전관리와 인화성 자재가 지목된다. 사고 이틀 전 정기 안전점검에서는 1층 복도와 출입구에 신발 자재와 종이상자 등이 대량 적치돼 피난 통로를 막고 있었으며, 배전함 주변에도 선풍기가 설치돼 화재 위험이 있다는 시정 명령이 내려졌다. 그러나 공장 측은 출하 작업을 이유로 즉각적인 정비를 미뤘고, 결국 위험 요소가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발 제조공장은 EVA 소재와 고무, 접착제, 각종 합성수지 등 인화성이 높은 자재를 대량 사용한다. 불이 붙을 경우 짙은 유독가스와 함께 화염이 순식간에 확산되는 특성이 있어 초기 대응이 늦으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소방당국도 복도에 쌓여 있던 자재가 대피와 진화 작업을 동시에 방해하면서 피해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진장은 중국 최대 신발 생산기지 가운데 하나로 수천 개의 신발·신발자재 업체가 밀집해 있는 대표적인 제조업 중심지다. 생산량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원자재와 완제품이 작업장과 통로까지 쌓이는 사례가 적지 않아 안전관리가 지속적인 과제로 지적돼 왔다.
사고 직후 시진핑 국가주석은 인명 구조와 유가족 지원, 사고 원인 규명 및 책임자 엄중 문책을 지시했고, 리창 국무원 총리도 전국적인 안전점검 강화를 주문했다. 응급관리부는 중앙 조사팀을 현장에 파견했으며, 공장 책임자와 관련 책임자는 통제된 상태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참사는 단순한 화재 사고를 넘어, 사전에 확인된 위험 요소가 제대로 개선되지 않을 경우 안전점검 자체가 형식에 그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생산성과 출하 일정보다 작업장 안전을 우선하는 관리 체계가 정착되지 않는다면 유사한 산업재해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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