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2026 FIFA 월드컵을 계기로 중국 사회에서 불거진 '일본 대표팀 응원' 논란이 스포츠를 넘어 애국주의와 국가 정체성,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저장성 당위원회 선전부가 운영하는 정책 해설 플랫폼 '저장선전(浙江宣传)'도 3일 공식 논평을 내고 "축구는 국경이 없지만 팬에게는 조국이 있다"며 민족 감정을 훼손하는 행위에 우려를 나타냈다.
논란은 지난달 상하이의 한 스포츠바에서 중국 팬들이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관람하며 일본 국기를 흔들고 승리를 축하하는 모습이 해외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중국 온라인에서는 "개인의 응원 자유"라는 주장과 "역사적 현실을 외면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맞서며 뜨거운 논쟁이 이어졌다.
저장선전은 일본 축구의 경기력과 유소년 육성 시스템은 배울 점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를 이유로 중국 축구와 자국민을 조롱하거나 민족적 자존감을 훼손하는 행위는 스포츠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온라인 계정이 일본 축구를 과도하게 미화하며 중국 축구 관계자와 팬들을 공격하는 것은 건전한 스포츠 문화가 아니라 사회적 갈등을 키우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논평은 최근 중국이 애국주의 교육과 국가 정체성 강화를 중요한 정책 기조로 추진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당국은 국제 스포츠 역시 국가 이미지와 역사 인식에서 완전히 분리될 수 없다고 보고 있으며, 공공장소에서의 응원 문화도 사회적 책임과 공동체 의식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해외 일부 언론이 이번 사건을 중국 사회 내부의 갈등으로 확대 해석하려는 움직임에도 경계심을 나타냈다. 공공장소에서의 응원 장면과 발언이 국제적으로 정치적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는 만큼 신중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논란 이후 상하이축구협회는 "축구에는 국경이 없지만 팬에게는 조국이 있다"는 문구를 내세워 공공장소에서의 복장과 응원 방식, 언행에 주의를 당부했다. 일부 경기에서는 현지 경찰이 스포츠바를 찾아 일본 대표팀 유니폼 착용 등에 대해 주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특정 국가 대표팀 응원 여부를 넘어 국제 스포츠와 애국주의, 역사 인식, 표현의 자유가 충돌하는 중국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일본 축구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과 민족 정체성을 둘러싼 논쟁이 맞물리면서 월드컵이 사회적 담론의 장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BEST 뉴스
-
폭염이 바꾼 유럽…중국산 에어컨 수출 사상 최대
[인터내셔널포커스] 유럽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이 생활방식과 소비 지형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에어컨 보급률이 낮은 프랑스를 비롯한 서유럽 국가에서는 학교와 공공시설까지 냉방기기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중국산 이동식 에어컨 주문이 급증하면서 주요 제조업체들은 생산라인을 24시간 가동하... -
폐에어컨까지 분해한 일본…희토류 확보전, 자원순환 넘어 '공급망 안보'로
일본의 재활용 시설에서 작업자들이 폐가정용 에어컨 실외기를 분해하며 내부 압축기와 영구자석을 회수하고 있다. 일본은 희토류 공급망 안정과 자원순환 확대를 위해 폐가전에서 희토류를 추출하는 시범사업을 처음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터내셔널포커스] 일본이 폐가전에서 희토류를 ... -
日 방위상, 중국 국방비 투명성 공개 의문 제기…중·일 안보 공방 재점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인터내셔널포커스] 일본의 신임 방위상이 중국의 국방예산 공개 방식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동북아 안보를 둘러싼 중·일 간 신경전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일본 방위상인 고이즈미 신지로는 17일 일본 방위성에서 가진 외신 인터... -
145% 관세폭탄도 못 꺾었다…중국이 뒤집은 트럼프의 계산
[인터내셔널포커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앞세워 세계 각국을 압박하던 시기, 상당수 국가는 미국 시장 의존도와 달러 중심 금융체계의 영향력 때문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중국은 맞대응 기조를 유지하며 장기전에 나섰고, 예상과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다. 최근 미... -
하늘을 향한 경쟁…세계 최고층 구조물 순위로 본 국가 경쟁력
상하이타워(사진/인터내셔널포커스) [인터내셔널포커스] 하늘을 향한 인류의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과거 피라미드와 성당 첨탑이 권력과 문명의 상징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초고층 건축물과 대형 구조물이 국가 경쟁력과 기술력을 보여주는 척도가 되고 있다. ... -
글로벌 기업들 잇따라 중국서 자금 조달…판다본드 전성시대
[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채권시장에서 위안화 표시 채권인 ‘판다본드(Panda Bond)’ 발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반면 중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 환경을 유지하면서, 외국 정부와 글로벌 금융기관, 다국적 기업들이 자금 조달 창구로 중국 시장을 적극 활용하고 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