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이 그린란드 확보를 둘러싸고 무력 사용 가능성까지 거론하자 덴마크와 유럽 정치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덴마크 출신 유럽의회 의원은 “총을 겨눈 협상은 신뢰를 파괴할 뿐”이라며, 미국의 행보가 유럽 동맹을 중국 쪽으로 밀어내고 있다고 경고했다.
덴마크 국적의 유럽의회 의원 안데르스 비스티센은 7일(현지시간) 미 CNN 인터뷰에서 “총구를 들이댄 상태에서의 협상은 의미가 없다”며 “그런 방식으로는 어떤 신뢰도 형성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린란드 문제로 설령 갈등이 봉합되더라도 덴마크와 미국의 관계는 예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비스티센은 “덴마크 정치권은 전통적으로 미국에 우호적이었지만, 최근 상황으로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그린란드는 매각 대상이 아니며, 이 사안에서 덴마크와 그린란드는 같은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美 “구매가 우선”으로 톤 조절… 군사 옵션은 여지
논란이 확산되자 미 정부는 발언 수위를 일부 조정했다. 마코 루비오는 이날 의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도널드 트럼프은 처음부터 그린란드를 ‘구매’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며 “다음 주 덴마크 측과 관련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루비오는 “국가 안보 사안에 대해선 모든 선택지가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미 언론들은 이를 두고 “군사 개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백악관은 그린란드 확보를 미국의 국가 안보 우선 과제로 언급하며 무력 사용 가능성도 시사한 바 있다. 이후 백악관 대변인은 “외교가 우선”이라고 밝혔지만 “모든 선택지는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유럽에서 미국을 최대 위협으로 볼 수도”
비스티센은 미국의 최근 언사가 국제사회에 미치는 파장을 경고했다. 그는 “이 같은 발언은 미국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유럽의 동맹국들을 중국 쪽으로 밀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에서 ‘가장 큰 위협이 누구냐’고 물으면, 미국을 중국이나 러시아보다 뒤로만 두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EU, 덴마크·그린란드 지지 재확인
유럽연합(EU)은 덴마크와 그린란드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EU 지도부는 “그린란드는 그린란드 주민들의 것이며, EU는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도 “협력은 대결보다 강하고, 법치는 무력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덴마크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그린란드 주변 해역에 중국·러시아 선박이 밀집해 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로이터통신도 선박 추적 자료를 인용해 “해당 해역에서 중국이나 러시아 선박 활동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이른바 ‘중국 위협론’을 자국 이익을 위한 명분으로 삼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며 “국가 간 관계는 유엔 헌장과 국제법의 원칙에 따라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의 강경 발언과 유럽의 반발이 맞물리며, 북극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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