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올해 3분기에도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지만, 정작 최대 시장 중 하나였던 중국에서의 판매 급감이 뚜렷해지며 내부적으로는 ‘커다란 실망감’을 표했다.
19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발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8~10월 총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 늘어난 570억 달러(약 76조 원)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그러나 홍콩을 포함한 중국 본토 매출은 63% 급감한 30억 달러에 그쳤다.

코렛 크레즈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지정학적 요인과 중국 시장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중국에서 기대했던 대규모 주문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대중 수출 규제로 더 경쟁력 있는 제품을 중국에 판매하지 못하는 현실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컴퓨팅에서 지속 가능한 리더십을 확보하려면 미국은 중국 기업을 포함한 모든 개발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미국 사이, 갈수록 난처해지는 엔비디아
미국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부터 트럼프 행정부로 이어지며 대중 첨단기술 견제를 강화해 왔다. 엔비디아의 AI 칩은 규제의 핵심인 만큼, 회사는 중국용 ‘감산(減配) 특수판’ H20 칩을 별도 개발해 대응했지만 판매는 기대에 못 미쳤다.
H20은 올해 1분기에만 46억 달러 매출을 냈지만, 2분기에는 중국 판매가 ‘0’이었다. 미국 정부가 7월 수출을 승인한 뒤에도 3분기 매출은 5천만 달러 수준에 그쳤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견제도 더해졌다. 7월 말 중국 당국은 H20 칩의 ‘뒷문’ 의혹을 이유로 엔비디아 측을 불러 설명과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중국 관영 미디어는 “H20은 친환경적이지도, 첨단도, 안전하지도 않다”며 공개 비판을 이어갔다.
8월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엔비디아 등 미국 칩 기업이 중국 판매분의 15%를 미국 정부에 사실상 ‘상납’하고 수출 허가를 받는다”고 보도해 논란이 확산됐다. 9월 중국 당국은 엔비디아에 대한 반독점 추가 조사에 착수했다.
젠슨 황 CEO는 얼마 전 “중국 시장 점유율이 95%에서 0이 되었다”고 토로하며 “세계 최대 시장을 잃는 정책이 미국에 좋은 결정일 리 없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중국이 AI 경쟁에서 미국을 이길 것”… 젠슨 황 의 ‘솔직 발언’ 파문
젠슨 황은 최근 각종 국제 행사에서 미국 규제에 대한 불만과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직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지난 11월 5일 파이낸셜타임스 주최 AI 미래 정상회의에서는 “중국이 AI 경쟁에서 미국을 이길 것”이라고 발언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중국의 낮은 에너지 비용·완화된 데이터센터 규제를 이유로 들며 “미국은 각 주마다 새로운 규제가 50개씩 생겨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그는 같은 날 밤 급히 입장을 수정해 “중국은 미국보다 단지 몇 나노초 뒤처졌을 뿐”이라며 “미국이 세계 개발자의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미·중 사이의 갈등, 엔비디아의 부담만 커져
한편 중국 외교부는 10월 말 브리핑에서 “미국은 실제 행동으로 글로벌 공급망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고 밝히며 엔비디아 칩 대중 수출 문제에 미국 책임론을 우회적으로 제기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지지하는 새로운 수출 규제법안이 추진 중이며, 이 법이 통과될 경우 엔비디아의 대중 수출 경로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사상 최대 실적 속에서도 최대 시장을 잃은 엔비디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젠슨 황은 여전히 “중국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하길 원한다”고 말하지만, 미·중 기술전쟁이라는 현실 속에서 그 바람이 언제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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