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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창립자 사면 배후의 이해관계…‘선한 사람들’ 뒤에 숨은 권력형 거래

  • 김동욱 기자
  • 입력 2025.11.19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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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투데이]“많은 선한 사람들이 그를 위해 탄원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창립자 자오 창펑(CZ) 사면의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미국 대통령은 이렇게 짤막하게 답했다.

 

그러나 이 단순한 설명은 그 뒤에 놓인 복잡한 이해관계 네트워크와 선명히 대비된다.


자오 창펑 사면의 배후에는 집중적 로비, 거액의 정치 자금, 그리고 바이낸스와 대통령 가족이 추진한 암호화폐 기업 간의 긴밀한 비즈니스 협력까지 얽혀 있다. 이 사면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1년에 걸친 치밀한 계획과 권력 핵심부에 대한 접근의 결과라는 분석이 이어진다.


바이낸스는 ‘양면 로비’ 전략을 택했다. 한편으론 2025년 8월, 대통령 큰아들과 가까운 로비스트 체스 맥도웰을 영입해 자오 창펑 사면 작업을 본격 추진했다. 맥도웰이 운영하는 ‘체크메이트 정부 관계(Checkmate Government Relations)’는 이미 워싱턴에서 가장 수입이 높은 로비 회사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바이낸스는 단 한 달 활동에 이 회사에 45만 달러를 지급했다.


동시에 자오 창펑 개인과 바이낸스는 각각 최고 수준의 암호화폐 변호사 테레사 구디 길리엔을 별도로 고용했다. 그녀의 회사는 올해 바이낸스와 자오 창펑 측으로부터 29만 달러를 받았다.


바이낸스의 로비 지출은 법적 위기와 함께 널뛰기를 반복했다. 2023년 연방 검찰과 협상을 진행하던 시기에는 로비 비용이 120만 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양형 협상 직후 몇 달간은 사실상 0에 가까웠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이후 바이낸스의 워싱턴 로비는 다시 급반등했고, 2025년 현재까지 86만 달러의 로비 지출이 보고됐다.


로비뿐만 아니라, 바이낸스는 대통령 가족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WLF)’과도 긴밀한 사업적 연결고리를 구축했다. 바이낸스는 이 회사가 내놓은 스테이블코인 USD1의 기초 코드를 작성하고, 20억 달러 규모의 거래에서 이 코인의 사용을 밀어붙였다. USD1은 단번에 세계 10대 스테이블코인에 올랐고, 향후 대통령 가족과 핵심 고문들에게 매년 수억 달러대 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관측된다.


자오 창펑이 여전히 연방 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바이낸스는 WLF와의 협력 관계를 확대했다. WLF 스테이블코인 상장, 아부다비 국부펀드의 20억 달러 투자 유치 등이 포함됐다.


사면 소식이 전해지자 암호화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사건의 중심에 있는 바이낸스 연관 토큰 BNB는 1076달러에서 1161달러로 뛰며 24시간 사이 15% 상승했다. 트럼프 가족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WLF 역시 0.07달러에서 0.14달러로 반등해 하루 만에 100% 급등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 사면이 바이낸스와 자오 창펑이 거의 1년 동안 대통령과의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인 로비 작업의 ‘정점’이라고 지적한다.


권력과 자본이 그늘에서 손을 맞잡는 순간, 견고해 보이던 사법 정의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때 동원된 ‘선한 사람들’은 결국 거래를 가리는 가장 완벽한 장막이 됐다.


사면권이라는 이름 아래, 공개적 로비와 암묵적 이익 교환이 합법적 정치 행위로 포장됐다. 이는 민주주의의 삼권분립 원칙을 정면으로 훼손한 것이며, 법치주의에 대한 노골적 모독이다. 대통령은 국민의 신뢰를 져버린 채 특정 금권 집단과의 유착 속에서 사법 시스템을 흔들었고, 이는 더 이상 단순한 개인의 판단 착오가 아니라 구조적 부패의 징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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