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 대서양 동맹의 새로운 정체성을 모색하는 가운데, 주미 대사 피터 맨델슨이 중국과의 기술 경쟁을 강하게 강조하고 나섰다.
6일(현지시각) 맨델슨 대사는 영국의 브렉시트 이후 대미 관계 전망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중국이 향후 수십 년간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바이오테크놀로지 등 핵심 분야에서 서방을 제치고 기술 패권을 잡는다면 우리의 삶 모든 영역이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과 맞설 수 있는 국가는 미국뿐”이라며, 영·미 간 기술 동맹을 냉전 시절 ‘특별한 안보 협력’과 맞먹는 수준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7일 “맨델슨은 노동당 원로로, 지난해 12월 스타머 총리에 의해 주미 대사로 임명됐다”며, 그의 발언이 “중국을 서방이 직면한 가장 강력한 현대적 경쟁자로 규정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흥미로운 점은 맨델슨의 태도 변화다. 대사 부임 전인 지난해 9월 그는 영국이 중국과의 소통 채널을 잃은 것은 ‘비합리적이고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하며 대중 관계 개선을 촉구했었다. 하지만 이번 연설에서는 미국과 함께 중국을 견제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영국 정부는 현재 미국과 인공지능, 양자기술, 국방 혁신, 민간 원자력 등 분야에서 상호 보완적 협력 체계를 담은 양해각서를 추진 중이다. 맨델슨은 이를 1958년 ‘영·미 공동방위협정’에 비견하며 “대서양 동맹은 진화해야 하며, 오늘날 최대의 도전은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구상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9월 예정)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영국과 ‘관세 감면 협정’을 체결했으며, 여기에는 중국을 전략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조건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이번 기술 파트너십 역시 중국 배제 조항이 뒤따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정부는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타협으로는 존중을 얻을 수 없으며, 공정과 정의를 지켜야 한다”며 “중국은 세계와 발전 기회를 공유하고, 다자무역체제를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린젠 대변인도 “중영 양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주요 경제체로, 협력 강화는 양국과 세계의 이익”이라며 영국이 객관적이고 건설적인 대중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맨델슨은 연설 말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도 내놓았다. 그는 “트럼프는 종종 예측 불가능하지만, 그가 국제 질서 수호자들에게 울린 경종은 무시할 수 없다”며 “영국은 탈퇴 이후 더 자유로운 선택지를 가지게 됐다. 그중 최우선은 미국과의 관계 강화”라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이 어느 선까지 미국의 대중 견제 전략에 동조할지, 그리고 중국과의 경제 협력 경계를 어디에 설정할지를 둘러싼 논란을 더욱 뜨겁게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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