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미국 실리콘밸리가 주도해온 인간형 로봇 산업에 변화의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그 선두에 선 것은 중국의 스타트업들이다.
30일(현지시각)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신생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반 인간형 로봇 개발 경쟁에서 급부상하고 있다”며 “이제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조차 중국의 약진을 경계할 정도”라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은 이미 공장 노동자 1만 명당 로봇 470대를 보유하며, 미국(295대)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산업용 로봇을 넘어 인간형 로봇 기술을 본격 상용화하려는 시도도 다양하게 전개 중이다. 중국 기업들은 요양시설의 약품 운송, 쓰레기 분류, 거리 순찰, 박물관 안내, 심지어 군사용까지 폭넓은 실증 실험을 벌이고 있다.

이런 기술적 도전은 다양한 형식으로 공개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세계 최초의 인간형 로봇 반(半)마라톤과 격투 경기가 열렸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산업계에선 “중국 기술 산업의 상징적 전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중국의 이 같은 행보는 테슬라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마저 주목하게 만들었다. 그는 지난 4월 실적 발표 자리에서 “테슬라의 옵티머스 로봇은 성능 면에서 업계 선두”라고 자평하면서도, “나는 조금 걱정된다. 2위부터 10위까지 모두 중국 기업일 수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중국이 결국 이 분야를 지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줄리안 뮐러-칼러 전략전망센터장은 “중국식 발전 모델이 인간형 로봇처럼 전략적이고 자본집약적인 분야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디지털 기술의 성장은 최고 수준의 지정학 이슈”라며 ‘중국 위협론’을 꺼내들기도 했다.
반면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인간형 로봇 전문가 헨리크 크리스텐슨 교수는 “중국이 이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기술력 자체에 무게를 뒀다.
시장 전망은 더욱 눈길을 끈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2050년까지 인간형 로봇과 관련 서비스 시장은 7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로봇 수는 약 6억5천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노동력·돌봄 영역의 대체를 통해 경제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수준이다.
머스크는 지난 5월 사우디에서 열린 행사에서 “로봇 노동력이 증가하면 세계 경제는 지금보다 10배 커질 수 있다”며 “이는 인류가 전혀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를 위해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올해 초 중국 정부는 향후 20년간 로봇과 첨단 기술 산업에 1조 위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과 유럽의 관련 투자 계획을 훌쩍 넘는 규모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중국의 인간형 로봇 기업은 빠르게 늘고 있다. 한 중국 로봇기업 창업자는 <블룸버그>에 “제조 기반과 정부 지원을 발판 삼아 약 50~60개 기업이 인간형 로봇 개발에 뛰어들었다”며 “중국이 이 분야의 선두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리더로봇 등은 올해 중국의 인간형 로봇 생산량이 1만 대를 넘겨, 전 세계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술의 진보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인공지능 모델을 접목해 로봇이 물체를 인식하고, 동작을 계획하며, 협업과 자율 학습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조립 라인, 자동차 공장, 냉매 누출 감지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이미 활용이 시작됐다.
국제로봇연맹(IFR) 사무총장 수잔 비엘러는 “중국 기업들이 제조사와 협력해 비용을 낮추고 품질을 높이면서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향후 5~10년 안에 인간형 로봇은 산업 전반에 더욱 폭넓게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 패권의 중심이 어디로 향할지 불투명한 지금, 인간형 로봇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선 새로운 지경의 주도권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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