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중 갈등 속에서 제조업 이전의 최대 수혜지로 떠오른 베트남이 중국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구조적 제약이 크다는 분석이 미국 언론에서 나왔다.
AP통신은 5일 하노이 북쪽 박닌의 변화를 대표 사례로 들었다. 박닌은 한때 논과 전통 민요로 알려진 농촌 지역이었으나, 최근 외국인 투자가 몰리며 베트남에서 가장 분주한 산업지대 중 하나로 변모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관세 인상 이후 중국에서 이전한 공장들이 유입되며 제조업 중심지로 급부상했다는 설명이다.
미·중 마찰로 중국을 떠난 생산기지가 베트남으로 이동하면서 일본·한국 자본에 더해 외국인 투자가 급증했다. 반면 노동비용 상승, 숙련 인력 부족, 취약한 인프라는 고속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지목됐다.
박닌의 도약은 2008년 전후 삼성전자가 첫 휴대전화 공장을 세우며 시작됐다. 이후 베트남은 삼성의 최대 해외 생산기지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미국의 관세와 무역 제한을 피해 생산거점을 분산하려는 중국 기업들까지 대거 유입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AP통신은 “베트남의 경제 규모는 중국의 약 40분의 1에 불과하다”며 ‘세계의 공장’ 자리를 대신하기에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짚었다. 베트남 정부가 중국 국경으로 연결되는 고속도로와 라오까이–하노이–하이퐁 철도 등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격차를 단기간에 좁히기에는 여전히 부담이 크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중국 기업과 다국적 기업이 우수 인력을 놓고 경쟁하면서 이른바 ‘중국+1’ 전략의 비용도 오르는 추세다. 애플이 일부 생산라인을 인도로 옮긴 사례가 대표적이다. 중국 선전에서 이전한 한 통신장비 업체 관계자는 “2024년 이후 인건비가 10~15% 상승했고, 채용은 갈수록 까다로워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제조업이 여전히 중국의 기술·장비·공급망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본다. 한 글로벌 제조기업 최고경영자는 “수십 년간의 정부 지원과 대규모 투자, 방대한 인구가 만든 중국의 제조 생태계는 단기간에 모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AP통신은 베트남이 새로운 제조 허브로 부상한 점은 분명하지만, 인프라·물류·인력 전반에서 중국을 대체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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