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일본 언론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정권의 앞날에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중·일 관계가 급속히 악화된 데다, 방위비 증액과 안보 법제 강화를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국내외 반발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본 시사 매체 닛칸겐다이가 지난 1일 게재한 「다카이치 정권은 얼마나 유지될 수 있나」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국회 답변에서 ‘대만 유사시’가 일본의 ‘존립 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언급한 이후, 중·일 관계가 눈에 띄게 냉각됐다. 닛칸겐다이는 이 같은 긴장 국면이 2026년에도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다카이치 총리는 외교적 파장에 대해 “냉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매체는 중국 측에서 이를 신뢰하기 어려운 발언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으로 조기에 끌어올리려는 정책을 두고, 사실상 ‘전쟁 수행 능력을 갖춘 국가’로의 전환을 노리고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다카이치 총리가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일본유신회와 체결한 연립 정권 합의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일본 리쓰메이칸대 명예교수 가네코 마사루는 “연정 합의에는 도발적인 요소가 많아 중국 내에서 ‘일본 군국주의 부활’이라는 비판을 키울 수 있다”며 “중국을 자극해 일본 사회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이를 군비 확장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가네코 교수는 또 반간첩법 제정 움직임에 대해 “전전(戰前) 치안유지법을 떠올리게 한다”며 “입법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뒷받침할 ‘입법 사실’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여론이 흥분하면 군비 팽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닛칸겐다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자민당 내 정치적 기반이 약한 만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사실상 ‘버팀목’으로 여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안보보다 통상 문제를 우선시하며, 미·중 대립 구도에서도 일본 문제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일본 소피아대 교수 마에지마 가즈히로는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의 계산법을 정확히 읽지 못하고 있다”며 “미·중 정상회담 이후 국제 정세는 이미 변했고, 트럼프에게 일본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여러 카드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대만 유사시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됐다. 가네코 교수는 “미국 등에서는 관련 논의가 상당 부분 잦아들었는데, 일본만 ‘대만 유사시는 일본 유사시’라는 구호를 반복하고 있다”며 “존재하지 않는 위기를 명분 삼아 반중 정서를 자극하고 여론을 우경화한다면, 전후 80년간 이어온 평화국가의 노선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닛칸겐다이는 기사 말미에서 “역사의 갈림길에 선 지금, 2026년이 ‘새로운 전시 체제의 출발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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