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전번 계속)
포병 전문가로 된 장군
중국 노농홍군 제3군단은 1930년 7월 31일 호남성 평강에서 군단 산포련을 창설했다. 당시의 포병이었던 한 노병은 무정이 이 해 말 포병련에 있었다고 회상한다. 무정은 소련에서 포병 기술을 배워 귀국해 포병 교관으로 있다가 제3련(第三連) 연장(連長)으로 되었다. 1931년 5월, 강서피두에서 중국 노농홍군 중앙군사위 포병퇀이 창설, 초대 퇀장이 실직행위가 있었기에 파면되고 대신 그해 6월에 무정은 이 포병퇀 제2임 퇀장으로 임명됐다. 홍군 시기에 전공이 혁혁한 무정은 승진이 빨랐고 급기야 중국공산당 군사위원회에 들어가기도 했다. 당시 아무런 정치적 배경이 없는 외국인이었던 무정으로서는 파격적인 승진이 아닐 수 없었다.

1930년 12월부터 1934년 10월까지 장개석은 다섯 차례에 거쳐 서금의 홍군을 포위토벌했다. 특히 5차의 포위토벌로중국 공산당의 소비에트 지역 대부분을 장개석 군대가 점령하고 장악했다.
이렇게 수세에 몰리자 중국 공산당 중앙과 중국 노농홍군은 강서성 서금에서 가까운 안전지대로 근거지를 옮기기로 했다. 이것이 바로 유명한 2만 5000리 장정이다. 1934년 10월 14일에 출발하여 1936년 12월 12일에 섬서성 연안에 도착한 기나긴 대행군이었다.
장정 기간 동안 무정은 중앙군사위원회 직속 포병부대 지휘관으로 공격할 때나 후방 차단 때나 항상 전형적인 화력지원 임무를 맡았다. 한 노홍군이 쓴 ‘나원발 회고록(罗元发回忆录)’에서 무정의 업무 성격을 언급한 기록이 있었다.
“11월 하순 중앙군사위원회는 4개 종대로 나뉘어 신안(新安)과 전주(全州) 사이에서 상강을 건너 적의 4차 봉쇄선을 뚫기로 했다. 이는 대장정 시작 이래 가장 긴장되고 치열했던 전투였다. 우리 5사단은 팽덕회 군단장의 명령에 따라 밤낮 급행군으로 하루 100여 리씩 줄달음치면서 상강나루터를 먼저 점령했다. 사단장은 “좀 있으면 무정 동지가 군사위원회 종대와 제3야전지대의 사령관이 되어 포병영, 공병영, 운수 제1대대 그리고 부속병원을 포함한 기술병종을 지휘하게 될 것이다”라고 전해왔다. 후에 무정은 홍군 제3군단 포병영 영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장정 시기 무정의 중요한 역할
장정 도중 무정의 중요한 역할에 관해서는 ‘장정: 전대미문의 이야기(长征:前所未闻的故事)’에서 찾아볼 수 있다. “팽덕회의 옥중 진술에 따르면 그때 사람들은 점점 더 두 홍군 군단 간의 충돌을 몹시 걱정했다. 특히 팽덕회는 홍군 제1군단과 연락이 끊길까 봐 걱정했다. 안내자가 없었기에 홍군 제1군단은 아계의 근처에서 발이 묶였다고 하며 그 당시 무전의 비밀번호가 바뀌었기 때문에 팽덕회는 홍군 제1군단과 연락할 수 없었다. 그는 새 비밀번호를 만들어 믿을 만한 조선인 장교인 무정에게 건네는 한편 나침반을 하나 주면서 임표와 섭영진에게 연락하게 하였다. 섭영진의 회상에 따르면 당시 홍군 제1군단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으며 그가 받은 유일한 전보는 그 자리에서 대기하라는 것뿐이었다. 당시 무정은 팽덕회의 두터운 신임을 갖고 있었다.
중국 노농홍군의 대장정은 하루도 쉼없이 장개석 군대와 크고 작은 500여 차례의 전투를 치르면서 이뤄낸 기아와 고난의 행군이었다. 장정이 시작됐을 때 홍군에는 조선인 혁명가 30여 명이 있었지만 섬북에 도착했을 때는 오로지 무정과 양림 두 사람만 남았고 그 양림 또한 얼마 후에 있은 전투에서 전사했다는 것이 이를 잘 설명했다. 그렇게 되어 무정은 장정 결속시의 유일한 조선인 생존자였다고 할 수 있었다.
후에 무정은 한 지인에게 이렇게 당시의 고통된 심정을 토로하였다고 한다. “장정 결속한 후인 1936년 2월, 홍군이 황하를 건너게 되었으며 그 때 양림은 황하강행도하 돌격대장으로 선발되었다. 이는 일종 결사대의 임무였다. 당시 돌격대는 강을 도하하여 개펄에 진지를 구축하였으나 양림은 적탄에 명중되었다. 그때의 의료 여건으로는 그의 생명을 구할 수가 없었다. 양림은 하루 종일 진통을 참아내다가 끝내는 숨을 거두었다.”
한편 양림의 희생은 아이러니하게도 무정의 생명을 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양림이 희생된 후 팽덕회는 “너무 많은 외국국적 혁명가들이 중국의 혁명사업을 위해 희생됐다. 만약 우리가 그들을 계속 중국에서 희생되게 한다면 누가 그들 조국의 혁명을 위해 싸울 것인가. 우리는 이미 죽은 그 동지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는 없으나 더 이상 외국동지들의 생명을 소모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팽덕회의 호소에 중앙 군사위원회에서는 무정에게 학습연구를 하라는 휴식 명령을 내렸고 당시 무정 또한 위장병 악화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던 터였다. 이렇게 팽덕회는 사실상 무정의 목숨을 구했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평생 친구이자 동지로 되었다.
1936년 무정은 홍군대학에서 전략학과 당 사업 연구를 진행했다. 그 후 무정은 홍군대학을 다니면서 학습하는 한편 군관학교에서 강의까지 했다.
홍군대학을 졸업한 후 무정은 팔로군 총사령부 작전과장으로 임명되었다가 1937년 말 팔로군 포병부대 재편 임무를 받고 팔로군 본부 포병처 주임으로 임명되어 팔로군의 포병부대를 창설했으며 1938년 초 팔로군 본부 포병퇀장에 오르면서 팔로군 포병부대의 최고 권위자로 알려지게 되었다. (다음 계속)
BEST 뉴스
-
중국을 싫어한다면서 왜 마라탕은 먹을까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생성 이미지 최근 중국 SNS에서는 한 베트남인 노동자가 올린 영상이 적지 않은 관심을 모았다. 한국에서 일하고 있다는 그는 "직장에서 중국인 손님이 오면 일부 한국인 관리자들이 뒤에서 불평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며 한국 사회에 중국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 -
태극기 뒤에 숨은 극단주의의 얼굴
한국 사회에서 극우는 더 이상 주변부 현상이 아니다. 한때 인터넷 커뮤니티와 일부 집회 현장에서만 목격되던 극단주의 담론은 이제 정치권과 종교계, 유튜브 생태계, 거리 시위까지 확산되며 공적 영역을 잠식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벌어진 계엄 논란과 탄핵 정국, 부정선거 음모론, 법원 난입 사태 논란 ... -
외국인이 언제 투표권을 달라고 했나
선거철만 되면 반복되는 풍경이 있다. 사회적 갈등이 커지거나 정치적 논쟁이 격화될 때마다 외국인 투표권 문제가 다시 소환된다. 그리고 그 화살은 어김없이 특정 국가 출신 외국인, 특히 중국인이나 조선족을 향한다. 하지만 논쟁이 시작될 때마다 정작 가장 중요한 질문은 사라진다. ... -
혐오의 이름으로 소환된 연변 사람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선거가 끝날 때마다 반복되는 풍경이 있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증거부터 찾는 것이 아니라 음모부터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투표소와 개표소 주변에서 "중국이 개입했다", "조선족... -
[연변 기행 ②] 숲속에 잠든 발해, 육정산 고분군을 걷다
'해동성국' 발해의 숨결이 남아 있는 육정산 발해고분군. 둔화 지역은 발해 건국 초기 중심지로 거론되는 곳으로, 오늘날에도 다양한 유적이 남아 있다. / 인터내셔널포커스 [인터내셔널포커스] 육정산 발해고분군으로 향하는 숲길은 예상보다 한적했다. 금정대불 주변에 모여 ... -
[연변 기행 ①] 천년의 시간을 품은 둔화 육정산, 불심과 역사가 만나는 곳
중국 길림성 둔화 육정산 문화관광구의 금정대불. 푸른 하늘 아래 거대한 청동 좌불상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육정산은 불교문화와 발해문화가 어우러진 연변의 대표 관광명소로, 세계 최대 규모의 비구니 도량인 정각사와 함께 동북아 불교 성지로 꼽힌다. (사진=육정산 문화관광구) ...
NEWS TOP 5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스포츠
more +-
캐나다, 남아공 꺾고 월드컵 새 역사…에우스타키오 극장골로 사상 첫 16강
[인터내셔널포커스] 캐나다가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스테판 에우스타키오의 극적인 결승골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꺾고 월드컵 새 역사를 썼다. 월드컵 본선 토너먼트 첫 승과 함께 사상 ... -
월드컵 32강 대진 확정…유럽 강호 조기 충돌, 아르헨티나는 유리한 대진
[인터내셔널포커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가 모두 마무리되면서 사상 첫 48개국 체제의 32강 토너먼트 대진이 확정됐다. 마지막 경기까지 이어진 치열한 '베스트 3위' 경쟁 속에서 희비가 갈렸고, 토너... -
기적은 끝내 없었다…한국, 조 3위 경쟁서 밀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인터내셔널포커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끝내 기적을 쓰지 못했다. 조별리그를 마친 뒤 다른 조 경기 결과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지만, 경쟁국들이 잇따라 유리한 결과를 만들어내면서... -
알제리·오스트리아 3-3 혈투 끝 동반 32강, 이란은 눈물
[인터내셔널포커스] 알제리와 오스트리아가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골을 주고받으며 3-3으로 비겨 나란히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을 확정했다. 반면 종료 직전까지 희망을 ... -
메시 또 터졌다…아르헨티나, 요르단 3-1 완파 ‘3전 전승’ 32강행
[인터내셔널포커스]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가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는 여유 속에서도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마무리하며 우승 후보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리오넬 메시는 후반 교체 투입돼 월... -
콜롬비아, 포르투갈과 0-0 혈투 끝 K조 1위 확정…압도적 공세 속 무패로 32강행
[인터내셔널포커스] 콜롬비아가 포르투갈을 상대로 경기 내내 우세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그러나 승점 1이면 충분했다. 콜롬비아는 조별리그를 무패로 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