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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의 ‘독수리 둥지’ 대형 화재…80년 넘게 살아남은 건물 잿더미로

  • 화영 기자
  • 입력 2026.10.24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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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알프스 산악시설에 불, 구조인력 약 200명 투입…방화 의심 인물 체포·당국 재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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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바이에른주 베르히테스가덴의 켈슈타인하우스. 1938년 완공된 이 건물은 2026년 10월 23일 대형 화재로 훼손됐다. 사진은 화재 이전 모습. © Tage Olsin / Wikimedia Commons, CC BY-SA 2.0

[인터내셔널포커스] 제2차 세계대전의 폭격에도 살아남았던 나치 시대 건축물이 대형 화재로 심하게 훼손됐다. 독일 남부 알프스 산악지대에 있는 히틀러의 옛 접견시설 ‘독수리 둥지’에서 불이 나 건물 내부 대부분이 소실됐다.


독일 바이에른 방송 BR24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23일 밤(현지시간) 바이에른주 베르히테스가덴 인근 켈슈타인하우스(Kehlsteinhaus)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건물 전체로 불길이 번진 상태였다. 해발 1,834m 산 정상에 자리한 탓에 소방차 접근도 쉽지 않았다. 소방대원과 구조인력 약 200명이 투입돼 밤새 진화 작업을 벌였다.


건물 내부에는 연기가 가득 차 구조대원들이 무거운 호흡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진입해야 했다. 다행히 화재 당시 건물 안에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화재 직후 현장 인근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있던 남성 1명을 붙잡았다. 현지 수사당국은 방화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 남성이 실제 화재와 관련됐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켈슈타인하우스는 1938년 완공된 나치 시대 건축물이다. 히틀러와 나치 지도부가 외국 외교관 등 주요 인사를 접견하기 위해 마련한 시설로, 독일 알프스의 험준한 산악지형을 내려다보는 위치 때문에 ‘독수리 둥지(Eagle's Nest)’라는 별칭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히틀러가 이곳을 자주 이용한 것은 아니었다. 그의 주요 산악 거처였던 베르크호프와도 별개의 건물이다.


1945년 연합군의 공습으로 주변 나치 시설 상당수가 파괴됐지만 켈슈타인하우스는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전쟁 이후에도 철거되지 않았고, 1952년부터 관광객을 위한 산악 레스토랑으로 운영됐다. 건물에는 나치 시대의 역사를 소개하는 전시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이번 화재로 건물이 크게 훼손되자 복구 문제도 제기됐다. 요아힘 헤르만 바이에른주 내무장관은 24일 켈슈타인하우스를 재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역사적 건축물을 폐허로 남겨두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다만 구체적인 복구 범위와 비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경찰은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체포된 남성과의 연관성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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