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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수배 마약왕, 아프리카 대통령 가족과 연결…항만·군경 장악 의혹

  • 화영 기자
  • 입력 2026.10.1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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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덜란드서 징역 24년 선고받고 시에라리온 도피…대통령 딸과 자녀까지 둔 것으로 알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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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항만을 배경으로 국제 마약 밀매와 항만 보안 문제를 재구성한 이미지. 최근 유럽의 거물 마약범죄자가 현지 정치권과 치안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I 생성 이미지)

 

[인터내셔널포커스] 유럽에서 수배 중인 거물 마약범죄자가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대통령 가족과 가까운 관계를 맺고 항만과 군경 조직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국 가디언은 14일 유럽과 아프리카의 경찰·정보 관계자들을 취재한 탐사보도를 통해 네덜란드 출신 마약 밀매업자 요스 레이데커스(Jos Leijdekkers)가 시에라리온 권력 핵심부와 연결돼 있다고 전했다.


레이데커스는 유럽에 코카인을 대량 밀반입한 혐의 등으로 2024년 네덜란드 법원에서 징역 24년을 선고받았다. 재판은 피고인 없이 진행됐으며, 벨기에에서도 마약 밀매 관련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는 수사망을 피해 시에라리온에 머물러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행적이 드러난 것은 지난해 1월 공개된 영상 때문이었다. 수도 프리타운의 한 교회에서 열린 신년 예배에 참석해 줄리어스 마다 비오 대통령 가족 가까이에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가디언에 따르면 레이데커스는 대통령의 딸 아그네스 비오와 연인 관계이며 두 사람 사이에는 자녀도 있다. 유럽의 수배범이 아프리카 국가원수의 가족과 사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졌다.


더 큰 문제는 마약 밀매조직의 활동 범위다. 가디언은 수사·정보 관계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레이데커스 조직이 프리타운 항만을 남미산 코카인의 유럽 운송 경로로 활용했으며, 군과 경찰 고위 관계자들에게도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부 정보 관계자는 조직의 월간 수익을 1억 5,000만 달러로 추산했다. 다만 실제 범죄 수익으로 확인된 금액은 아니다.


시에라리온 정부는 항만이 마약 수출에 이용됐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대통령 측도 앞서 레이데커스의 신원과 범죄 전력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대통령이나 정부가 마약 밀매에 직접 관여했다는 증거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네덜란드는 레이데커스의 체포와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에는 시에라리온에 대한 유럽연합의 개발원조 중단 문제까지 거론하며 압박에 나섰다.


유럽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수배범이 어떻게 아프리카 대통령 가족과 관계를 맺고 현지에서 활동할 수 있었는지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시에라리온 당국의 수사와 송환 협조 여부가 이번 사건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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