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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달을 보며 한국은 송편, 중국은 월병…추석과 중추절의 유래

  • 김다윗 기자
  • 입력 2026.09.24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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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포커스] 음력 8월 15일이면 한국에서는 추석을 쇠고 중국에서는 중추절을 보낸다. 날짜가 같고 가족이 모여 보름달을 바라본다는 점도 닮았다. 송편과 월병처럼 대표 음식도 따로 있다. 얼핏 보면 뿌리가 같은 명절처럼 보이지만 기록을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한국 추석의 옛 이름은 ‘가배’ 또는 ‘가위’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유리왕 때 도읍의 여성들을 두 편으로 나눠 길쌈을 벌였다는 기록이 나온다. 7월부터 시작한 길쌈은 8월 보름에 승부를 가렸고, 진 쪽에서 음식과 술을 마련해 함께 즐겼다고 한다. 추석의 오랜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기록이다.


이 기록만 놓고 보더라도 한국의 추석을 중국 중추절이 전해져 생긴 명절이라고 단순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한반도에서도 오래전부터 수확철과 맞물려 사람들이 음식을 나누고 함께 즐기는 가을 풍습이 이어지고 있었다.


중국 중추절의 역사는 달과 밀접하다. 고대의 달 숭배와 가을 제사 풍습이 오랜 세월 이어졌고, 당·송대를 지나면서 음력 8월 15일을 대표하는 명절로 자리 잡았다. 둥근 보름달은 흩어진 가족이 다시 모이는 ‘단원(團圓)’을 상징했다. 가족이 함께 달을 보고 월병을 나눠 먹는 풍습도 오랜 세월을 거치며 중추절의 대표 문화가 됐다.


한국에서는 달맞이만큼 조상을 찾는 일도 중요했다. 햅쌀과 햇과일을 준비하고 송편을 빚었으며 성묘를 했다. 마을에서는 씨름과 줄다리기, 강강술래가 벌어졌다. 한 해 농사의 결실을 가족과 이웃이 함께 나누는 날이라는 성격이 짙었다.


먹거리에도 차이가 남아 있다. 중국에서는 둥근 월병에 보름달과 가족의 재회를 담았다. 한국에서는 그해 거둔 곡식으로 송편을 만들어 조상에게 올리고 가족끼리 나눠 먹었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달을 바라보면서도 명절에 담아낸 의미와 풍습은 조금씩 달라졌다.


흥미로운 곳은 중국 동북지역이다. 연변을 비롯한 조선족 거주지역에서는 중국의 중추절 문화와 한민족의 추석 풍습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추석이면 성묘를 하고 송편과 떡을 만들었다. 씨름과 그네 같은 전통도 이어졌다. 중국에서 살아가면서도 조상 대대로 내려온 추석 풍습을 지켜온 흔적이다.


추석과 중추절의 역사를 어느 한쪽에서 다른 한쪽으로 전해진 명절이라고 정리하면 오히려 놓치는 부분이 많다. 농경문화와 음력을 공유했던 동아시아에서 가을 보름은 오래전부터 중요한 시기였다. 한국과 중국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도 각자의 생활과 역사에 맞는 명절 문화를 이어왔다.


오늘도 한국에서는 송편을 빚고 중국에서는 월병을 나눈다. 밤이 되면 바라보는 달은 같다. 그러나 그 달 아래 이어져 온 풍습과 기억은 같으면서도 다르다. 추석과 중추절의 오랜 역사가 흥미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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