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한국과 미국, 일본 외교 수장이 뉴욕에서 다시 만났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에 소형모듈원자로(SMR)와 반도체, 인공지능(AI), 공급망 문제가 함께 올랐다. 한미일 협력의 범위가 안보에서 산업·에너지 분야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제81차 유엔총회 고위급주간을 계기로 뉴욕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대신과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가졌다.
북한 문제는 이번에도 주요 의제였다. 세 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입장을 재확인하고 북한에 대화 복귀를 촉구했다.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으로 흘러가는 자금을 차단하기 위한 공조도 계속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SMR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졌다.
한미일은 지난 7월 체결한 SMR 협력각서의 후속 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을 시작으로 제3국에 SMR을 배치하는 과정에서 세 나라가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원전 기술뿐 아니라 사업 개발과 금융, 공급망까지 협력 대상에 포함된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규모가 작고 주요 설비를 모듈 형태로 제작할 수 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미국 등 주요국에서 개발과 상용화 경쟁이 빨라지고 있다.
반도체와 AI, 양자기술, 디지털 인프라, 바이오 분야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세 나라는 핵심·신흥기술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주요 품목의 공급 차질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공급망 다변화와 조기경보 체계도 계속 가동한다.
대만해협을 비롯한 역내 현안도 다뤘다. 세 장관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국제법 준수와 항행·상공 비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 초국경범죄와 재난구호, 인도적 지원 분야의 협력도 이어가기로 했다.
이번 뉴욕 회의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북한 문제와 SMR·반도체·AI가 한 회의 테이블에서 다뤄졌다는 점이다. 북핵 대응이 한미일 공조의 중심에 놓여 있는 가운데 경제안보 분야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특히 SMR은 한국 기업의 해외 원전 사업과 맞닿아 있다. 제3국 사업이 본격화하면 누가 원자로와 기자재를 공급하고, 금융과 사업 개발을 어떻게 나눌지가 중요해진다. 지난 7월 체결한 협력각서가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지가 앞으로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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