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대표 브랜드 쉐보레가 중국 내수 판매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수출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한때 중국에서 연간 70만 대 이상을 판매했던 쉐보레의 2025년 소매 판매량은 8747대까지 떨어졌다. 전년 대비 83.4% 급감한 수치다.
중국 공영방송 CCTV(中央电视台)에 따르면 GM 측은 최근 제기된 ‘쉐보레 중국시장 철수설’과 관련해 상하이GM이 중국에서 쉐보레 차량 생산을 계속하고 해외시장 진출 기회도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 상황을 쉐보레의 ‘중국 완전 철수’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국 내 생산 기반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내수 판매 기능을 축소하고 중국 생산 차량의 해외 수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존 차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사후서비스다. GM은 중국 내 700만 명이 넘는 쉐보레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서비스망 운영 방식 등 구체적인 대책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자동차유통협회 측은 기존 쉐보레 차량의 정비와 사후서비스가 향후 뷰익 4S 매장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판매망 축소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다. 쉐보레 공식 홈페이지를 기준으로 일부 지역의 판매점이 잇따라 사라졌으며, 저장성에서는 항저우 한 곳만 표시되고 지린성과 장시성에서는 공식 판매점이 확인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2005년 상하이GM을 통해 중국에 진출한 쉐보레는 크루즈와 말리부 등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했다. 전성기였던 2014년에는 중국 판매량이 70만 대를 넘어서며 상하이GM의 중국시장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2018년 GM이 주력 모델에 3기통 엔진을 확대 적용했지만 중국 소비자의 호응을 충분히 얻지 못했다. 여기에 같은 GM 계열인 뷰익의 가격대가 낮아지면서 브랜드 간 시장 영역이 겹쳤고, 쉐보레의 차별화된 이미지도 약화됐다.
결정적인 변화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였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배터리와 소프트웨어, 스마트 운전 기능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통적인 합작 브랜드들의 입지는 좁아졌다. 쉐보레 역시 이러한 변화에 충분한 속도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시장 주변부로 밀려났다.
반면 수출의 중요성은 커졌다.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 자료에 따르면 쉐보레의 수출 판매량은 2024년 1만7159대, 2025년 1만5917대로 이미 중국 내수 판매량을 넘어섰다. 중국 생산기지가 내수시장 공략 거점에서 해외시장 공급기지로 성격을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GM 자체가 중국에서 발을 빼는 것은 아니다. 상하이자동차(SAIC)와 GM은 지난 5일 합작계약을 2047년까지 연장했다. 양측은 2030년까지 최소 30종의 신에너지차를 출시할 계획이며, 향후 중국 사업의 무게중심은 뷰익과 캐딜락에 더욱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쉐보레의 변화는 한 브랜드의 판매 부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과거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글로벌 브랜드의 기술력과 인지도가 강력한 경쟁력이었지만, 이제는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가격 경쟁력, 현지 소비자의 요구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느냐가 시장의 승패를 가르고 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전기차와 스마트카 시장의 주도권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합작 브랜드들은 ‘중국에서 생산해 중국에 판매하는’ 기존 전략 자체를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중국 내수에서 밀려나 수출로 방향을 돌리는 쉐보레의 선택은 이러한 산업 재편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가 중국을 단순한 판매시장이 아니라 기술개발과 생산·수출을 아우르는 거점으로 어떻게 재정의할 것인지가 새로운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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