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2024년 12월 비상계엄 선포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무기징역(노역 포함)을 선고받았다. 민주화 이후 선출직 대통령이 내란 혐의로 최고형을 선고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윤 전 대통령에게 내란수괴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헌정 질서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려 한 중대한 범죄”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택했다. 형법상 내란 주도 혐의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노역 포함), 무기징역(노역 제외)이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군 병력을 동원해 국회를 포위하고, 정치적 반대 세력의 체포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계엄은 약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재판부는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국가 권력을 군사력으로 장악하려 한 시도”로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수사를 “정치적 음모”라고 주장하며, 당시 야당이 예산 삭감과 잇단 탄핵 추진으로 국정을 마비시켜 이를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조치였다고 항변했다. 선거 부정 의혹도 제기했으나 구체적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변호인단은 “무장하지 않은 최소 병력만 투입됐고, 국회를 억압할 의도도 폭동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판결은 비상계엄 사태 발생 14개월 만에 나왔다. 당시 국회는 군·경의 차단에도 불구하고 의원 190명이 본회의에 진입해 계엄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국회는 11일 만에 윤 전 대통령을 탄핵했고, 헌법재판소는 4개월 뒤 파면 결정을 내렸다.
이번 선고는 관련 인사들에 대한 중형 판결 흐름 속에서 나왔다. 지난 1월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계엄 시도를 “선출 권력에 의한 친위 쿠데타”로 규정한 판결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검찰 구형(15년)을 크게 웃도는 형량이었다. 이달 12일에는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이던 이상민 전 장관도 언론사 전력·수도 차단 지시 전달 혐의 등으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선례들이 윤 전 대통령 사건에서 최고형 선고 가능성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전직 대통령 사례를 보면, 2018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32년을 선고받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항소심 감형과 2021년 특별사면으로 형이 소멸됐다. 1996년에는 1979년 쿠데타와 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책임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형,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징역 22년 6개월을 선고받았으나 모두 감형과 사면을 받았다. 지금까지 수감된 전직 대통령들은 예외 없이 사면됐다.
이날 법원 주변에는 선고 결과를 지켜보려는 시민들이 몰려 긴장감이 감돌았다. 윤 전 대통령의 사진과 확성기를 든 시위대도 집결했다. 이번 판결이 향후 사면 여부와 정치권 전반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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