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파나마 대법원이 홍콩 기업 CK 허치슨 홀딩스의 파나마 항만 운영권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파나마 운하를 둘러싼 미·중 간 긴장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홍콩의 친중 성향 매체 대공보는 1월 31일자 사설에서 이번 판결을 두고 “사법 독립의 실현이라기보다 외부 압력에 흔들린 정치적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대공보는 파나마 최고법원이 CK 허치슨 홀딩스의 기존 항만 운영 계약을 뒤집은 배경에 미국의 압력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홍콩 기업들에 대해 중남미 투자 환경 전반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CK 허치슨이 1997년 계약 체결 이후 현지 법규를 준수하며 누적 150억 홍콩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52억 홍콩달러가 넘는 세금을 납부했으며,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왔다고 강조했다. 또 발보아항과 크리스토발항을 세계적 물류 거점으로 성장시켜, 파나마 운하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40%를 처리해 왔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2월 1일 이 같은 대공보의 논평이 이번 판결을 둘러싼 중국 측의 불만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이 이번 결정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전략적 요충지인 파나마 운하를 둘러싸고 미·중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CK 허치슨이 추진 중인 항만 매각 거래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월 2일 이번 판결로 약 23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항만 매각 거래가 복잡해졌을 뿐 아니라, 서반구에서의 미·중 전략 경쟁이 한층 심화됐다고 전했다.
CK 허치슨은 지난해 3월 파나마의 발보아항과 크리스토발항을 포함해 전 세계 43개 항만을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228억 달러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중국 당국이 거래 심사에 착수했고, 중국 국영 해운사 중원해운의 참여 가능성도 거론됐다. 다만 중국 측이 항만 운영에 대한 실질적 지배권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중국 외교부는 파나마 사법 판단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외교부 대변인 린젠은 “중국은 파나마 항만 문제에 대한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으며, 중국 기업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계속해서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궈자쿤도 이번 판결이 파나마 정부가 승인한 운영권의 법적 근거와 충돌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공보는 이번 사안을 미국 주도로 진행되는 ‘항만 탈중국화’ 흐름의 일부로 해석하며, 파나마가 국제 투자 신뢰의 토대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매체는 파나마가 이번 결정을 시정하지 않을 경우 중국 자본과 시장의 신뢰를 잃고, 국제 경제 질서에서 입지가 축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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