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N “플로레스, 마두로 권력 핵심… 정권 와해 노린 조치”
[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전격 기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부인 세일리아 플로레스를 함께 미국으로 압송한 배경을 놓고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미 언론은 플로레스가 단순한 ‘대통령 배우자’가 아니라 마두로 정권의 핵심 인물로 인식돼 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 CNN은 4일(현지시간) “플로레스는 마두로의 핵심 권력 서클의 일원으로 간주돼 왔다”며 “그를 겨냥한 조치는 마두로 정부를 내부에서 약화시키려는 시도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플로레스는 마두로와 함께 베네수엘라의 전 대통령 우고 차베스의 핵심 지지 세력이었다. 두 사람은 1992년 차베스의 쿠데타 시도 실패 이후 정치권에서 함께 활동하며 인연을 맺었고, 결혼 이전에만 약 30년 가까이 정치적 동지 관계를 유지해 왔다.
1956년 베네수엘라 중부 티나키요에서 태어난 플로레스는 카라카스 서부 노동자 계층 지역에서 성장했다. 노동법·형법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차베스의 쿠데타 실패 이후에는 그와 관련 장교들을 위한 법률 지원에도 관여했다. 당시 마두로 역시 차베스가 창설한 ‘볼리바르 혁명운동-200’ 소속으로 석방 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플로레스는 이후 본격적인 정치 경로를 밟았다. 2000년 베네수엘라 국회 의원으로 처음 당선된 뒤 연임에 성공했고, 2006년에는 국회의장에 올라 사상 첫 여성 의장이 됐다.2009~2011년에는 집권 여당인 통합사회주의당 부대표를, 2012~2013년에는 베네수엘라 검찰총장을 지냈다. 차베스가 사망하기 직전까지 마두로와 함께 병문안을 했던 인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2013년 마두로가 대통령에 취임한 뒤 두 사람은 결혼했다. 플로레스는 ‘영부인’이라는 호칭을 거부하고 자신을 ‘제1혁명 전사’로 규정하며 정치 행사에 동행해 왔다.
베네수엘라 시몬 볼리바르 대학의 카르멘 아르테아가 부교수는 CNN에 “플로레스는 결혼 후 공식 활동을 줄였지만, 고위 자문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며 “차베스 사후에도 당내에서 그의 조언과 지지는 결정적 영향력을 가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플로레스는 마두로 집권 이후 공개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2017년부터는 제헌의회 의원으로 다시 입법기구에 참여했다.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의 에스테파니아 레예스 교수는 “플로레스의 실제 영향력은 외부에서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지만, 정치적 배경만큼은 매우 두텁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플로레스를 직접 겨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 재무부는 2018년 플로레스에게 제재를 부과하며 “마두로가 핵심 측근에 의존해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마두로는 “공격할 거면 나를 공격하라. 가족은 건드리지 말라”고 반발했다.
미국 법무부는 이번 체포 이후 마두로 부부가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에 기소됐다고 발표했다. 마두로는 ‘마약 테러 음모’, 코카인 밀수, 기관총 및 파괴 장치 소지·공모 등 다수의 혐의를 받고 있다. 미 언론에 공개된 영상에는 두 사람이 미 마약단속국(DEA)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낸 장면이 담겼으며, 플로레스가 마두로보다 앞서 걸어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마두로는 현재 뉴욕 브루클린 구치소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플로레스의 구금 장소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베네수엘라에서는 부통령 델시 로드리게스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고 있다. 그는 국영 TV 연설을 통해 “마두로는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합법적 대통령”이라며 미국의 행위를 “납치이자 야만적 행위”로 규정하고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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