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중국 동포 등 외국인들이 한국 건강보험을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주장이 또다시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실제 통계상 중국인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이미 흑자로 전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근거가 빈약한 ‘중국인 먹튀’ 프레임이 반복되면서, 정치권이 반(反)중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중국인이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고 있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서명옥 의원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중국인의 건강보험 누적 적자가 4300억 원”이라고 주장했고, 김미애 의원도 “중국 국적의 체납·결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2024년 중국인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55억 원 흑자로 전환됐다”고 답했다. 실제 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인 건강보험은 2020년 이후 적자 폭이 급격히 줄며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다. 전체 외국인의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8년 연속 흑자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중국인 건보 먹튀’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배경에는, 단순한 정책 논의가 아니라 ‘혐오 여론 자극’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복지 전문가(익명)는 “사실상 재정상 큰 문제가 없는데도 특정 국적을 지목해 마치 세금 도둑인 것처럼 몰아가는 건 전형적인 정치적 선동”이라며 “국민 불만을 외국인에게 돌리는 고전적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외국인들은 한국에 6개월 이상 체류하면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지역가입자의 경우 소득·재산 파악이 어려워 보험료가 일정 기준 이하일 땐 내국인과 동일하게 평균보험료(2024년 기준 15만990원)가 부과된다. “소액만 내고 고액의 진료 혜택을 받는다”는 주장은 제도 구조상 불가능하다.
보건복지부는 2019년 이후 외국인과 재외국민의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의무가입 제도를 시행했고, 올해 4월부터는 피부양자 역시 6개월 이상 국내 거주해야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강화했다.
그럼에도 일부 정치권과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여전히 “중국인들이 건보 재정을 잠식한다”는 내용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2020년과 2023년 건강보험공단이 “중국인 건보 239억·640억 적자”라고 잘못 집계한 수치가 그대로 유포되며, 사실과 다른 인식이 굳어졌다. 공단은 이후 “2020년 365억 흑자, 2023년 27억 적자”로 정정했지만, 정치권의 ‘중국인 먹튀’ 발언은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이번 논란은 데이터보다 ‘감정’이 앞선 정치적 공세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건강보험공단 내부 관계자는 “외국인 건보 재정은 오히려 안정적”이라며 “중국인을 문제 삼는 건 숫자보다 정서의 문제”라고 말했다.
BEST 뉴스
-
문재인, 평산책방 유튜브 출연…“중국인들 ‘운명’ 읽고 많이 찾아와”
▲사진/평산책방TV 영상 캡처 [동포투데이]문재인 전 대통령이 24일 유튜브 채널 ‘평산책방’에 출연해 자신의 저서 ‘운명’을 소개하며 중국 독자들의 방문 사례를 언급하자 온라인에서 다양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공개된 영상 ‘책방지기가 말하... -
“미국 왜 이러나”… 다카이치 발언 후폭풍에 워싱턴 ‘침묵’, 도쿄만 발동동
[동포투데이] 중국을 자극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발언을 둘러싼 외교 충돌 속에, 미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로우키’ 행보를 보이자 일본 정부가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미·일 공조를 강조해온 도쿄로서는 예상 밖의 ‘미국의 침묵’이 당혹스럽다는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 -
“대구 성서공단 베트남 노동자 추락사… 시민사회 ‘강제단속 중단하라’”
[동포투데이] 정부의 미등록 이주민 합동단속 과정에서 베트남 출신 이주노동자가 숨진 사건을 둘러싸고 시민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단체들은 이번 사망이 “정부의 무리한 강제단속이 빚어낸 인재(人災)”라고 규정하며 이재명 정부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 정책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고는 ... -
중국서 돌아온 마크롱 “유럽 산업 생존 위기… 중국이 투자로 도와야”
[동포투데이]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이 방중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에도 중국에 대한 기술·자본 유치 요청을 이어갔다. 유럽 산업이 중국의 ‘초강력 경쟁력’과 미국의 보호주의 압박 속에서 “생존의 기로에 놓였다”며 중국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사진... -
미토마 전범 사진 논란 일파만파…브라이턴 “중국 팬에 사과”
[동포투데이] 영국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 & 호브 앨비언 FC 소속 일본 국가대표 미토마 카오루가 유소년 선수와 함께 태평양전쟁 당시 전범으로 지목된 일본군 장교의 사진이 담긴 카드를 손에 들고 찍은 이미지가 공개되며 중국 내에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이 논란은 1일 중국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
마크롱, 왜 굳이 청두까지 갔나… 판다 외교 넘어 ‘中 서부’ 직접 본다
[동포투데이]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3일 베이징에 도착하며 취임 후 네 번째 방중 일정에 돌입했다. 올해 중국·프랑스 수교 60주년을 맞아 이뤄지는 사실상 ‘답방’ 성격이지만, 이번 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베이징 외에 청두(成都)를 직접 찾는다는 점이다. 단순한 지역 일정이 아니라, 중국 서부의 경...
실시간뉴스
-
“1200만 뷰 돌파 눈앞” 정국의 캘빈클라인, 서울 도심 장악
-
중국인 ‘건보 무임승차’ 꺼낸 국민의힘… 근거 없는 혐오 정치
-
“임금체불 피해 신속 구제”…민주당 “대지급금 회수 절차 강화”
-
“체불은 절도”…상습 임금체불 막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시행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외국인 노동자는 소중한 이웃… 국적 이유로 한 혐오, 결코 용납 안 돼”
-
고액·상습 임금체불 사업주 51명 명단 공개…정부 “무관용 원칙” 천명
-
“임금 떼먹기, 여전히 심각”…올해 피해 노동자 17만 명 넘어
-
이재명 대통령, 외국인 노동자 권익 보호 대책 마련 지시
-
정부 “임금체불은 임금절도”…범정부 차원의 근절 대책 발표
-
사망보험금, ‘사후 재산’에서 ‘노후 연금’으로…55세부터 당겨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