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여성 잇단 피해, 경찰 대응 ‘뒷짐’ 논란
서울의 대표적 관광·문화 거리로 꼽히는 홍대. 지난주 이곳에서 발생한 한 폭행 사건은 단순한 주취 난동이 아니었다. 피해자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팔로워 46만명의 여성 인플루언서 류리잉(刘力颖) 씨였다. 그녀는 단지 원치 않는 접촉을 거절했을 뿐인데, 한국인 남성 2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온몸에 멍이 들고 손가락이 부러졌다.
“외국인이라 도와주지 않았다”
사건 당시 류 씨는 여성 친구들과 술집 앞에서 대화하고 있었다. 두 명의 한국인 남성이 다가와 어깨를 감싸고 머리를 쓰다듬는 등 원치 않는 접촉을 시도하자 류 씨는 분명히 거절했다. 그러나 남성들은 오히려 폭력을 행사했다.
더 충격적인 건 주변의 반응이었다. 목격자들 중 일부는 처음엔 도와주려 했으나, 피해자가 외국인임을 확인하자 발길을 돌렸다는 것이다. 류 씨가 직접 경찰에 신고했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이런 일은 한국에서 흔하다”며 별다른 조치 없이 귀가를 권유했다. 피해자의 부상은 전치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었다.
반복되는 외국인 여성 대상 사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불과 석 달 전, 또 다른 중국인 인플루언서 ‘캉캉’은 홍대의 한 클럽에서 보안요원에게 강제로 수갑이 채워진 뒤 폭행을 당했다. 그녀가 경찰에 신고했으나, 경찰은 피해자가 제시한 동영상 증거를 “화질이 나쁘다”는 이유로 채택하지 않았고, 오히려 클럽 측 규정을 따르라는 입장을 보였다.
온라인 검색만으로도 유사 사례가 다수 확인된다. 바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보안 요원에게 맞았으나 사과나 보상이 없었다는 증언, 술병에 맞아 피를 흘리고도 경찰이 사실상 방관한 사례, 심지어 특정 남성이 중국인 관광객을 무차별 폭행하다 네 차례나 제지된 사건까지 보고됐다.
“한국은 여전히 좋은 사람 많다” vs. “빈도 너무 높다”
류 씨는 이번 일을 “개별 사건일 뿐”이라며 한국 사회 전반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연이어 발생하는 사건들은 ‘우연’으로 치부하기에는 빈도가 지나치게 높다. 전문가들은 “특정 지역에서 외국인 여성을 겨냥한 폭력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경찰 대응이 형식적이거나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단순히 ‘흔한 일’로 치부하는 태도는 피해자에게 2차 가해일 뿐 아니라, 한국 사회의 안전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관광 3천만 시대’ 맞이하는 한국의 과제
한국 정부는 올해를 ‘관광 대도약의 해’로 내세우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여성 관광객들이 “홍대에서 맞았다”는 사례가 반복된다면, 한국의 이미지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거절했을 뿐인데 맞았다”는 외침이 서울 한복판에서 계속 들려온다면, 한국 사회가 얻는 건 ‘한류’의 빛이 아니라 ‘외국인 혐오’라는 어두운 그림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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