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정부가 오는 9월 29일부터 중국 단체 관광객에 한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중국 여행업계와 관광객들 사이에서 기대와 불만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지정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나 크루즈 상품에 참여하면 최대 3일간 비자 없이 한국을 방문할 수 있지만, 자유여행을 원하는 개인 관광객은 여전히 까다로운 비자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베이징의 한 여행사 직원은 “패키지 문의는 늘고 있지만 자유여행 상담은 거의 끊겼다”며 “고객들이 ‘왜 단체는 무비자인데 개인은 돈을 묶어야 하느냐’고 항의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화남 지역에서는 직항편을 이용한 한국행 단체 관광객이 2019년 같은 기간보다 60% 늘었지만, 자유여행객은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개인 단수 관광비자(C-3-9)는 여전히 높은 예치금 요건을 요구한다. 베이징과 상하이 관할 지역은 5만 위안(약 950만원), 선양·칭다오 등 일부 지역은 7만 위안(약 1330만원)을 은행에 묶어둬야 한다. 상하이의 직장인 장모 씨는 “단체 관광은 간단히 다녀올 수 있는데 혼자 가려면 수개월치 월급을 은행에 넣어둬야 한다”며 “결국 자유여행은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5년 복수 관광비자는 더 큰 장벽이다. 개인 명의 자산이 200만 위안(약 3억8천만원) 이상이거나 신용점수·해외 출입국 기록이 있어야 한다. 선양의 자영업자 류모 씨는 “집 한 채로는 복수 비자 기준을 채울 수 없다”며 “돈 있는 사람만 자유롭게 한국을 오갈 수 있다는 말 아니냐”고 비판했다.
여행사들도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일부 여행사는 고객에게 예치금 증빙 대행 서비스까지 내놓으며 비자 수속을 돕고 있다. 베이징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요즘은 여행 예약보다 은행 증명서 얘기를 더 많이 한다”며 “단체 무비자 시행 이후 개인 자유여행 수요는 거의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학생이나 은퇴자 같은 특정 계층도 부담이 크다. 대학생 천모 씨는 “부모님이 10만 위안 이상 자금 보증을 해줘야 비자가 나온다”며 “단순히 여행인데 이렇게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은퇴자들 역시 연금 수령 내역이나 별도의 예치금을 제출해야 한다.
중국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에는 “단체 관광은 무비자, 자유여행은 높은 벽”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정작 한국에서 소비를 많이 하는 건 자유여행객인데, 정책은 단체 관광만 밀어주고 있다”며 “결국 여행 선택권이 제한된다”고 꼬집었다.
정부는 불법 체류를 방지하기 위해 개인 비자 요건을 강화하는 동시에 단체 관광객 유치를 통한 관광시장 회복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 현장에서는 “자유여행 수요를 억누르고 여행사 중심의 단체 관광만 키운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BEST 뉴스
-
광복 80주년 맞아, 체류기간 지난 동포에 합법 체류자격 부여
[동포투데이] 법무부가 광복 80주년을 계기로 체류기간이 지난 외국국적 동포와 가족들에게 합법적인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특별 합법화 조치를 시행한다. 법무부는 19일 “광복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강제 징용과 해외 이주로 고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동포들을 다시 품어 국민과 함께 통합할 수 있는 계기를 마... -
정부, 9월 29일부터 중국 단체 관광객에 한시적 무비자 입국 허용
[동포투데이]정부가 오는 9월 29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중국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시적 무비자 입국 정책을 시행한다고 6일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관광 활성화 관련 정책회의를 주재하며 “올해 9월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중국 단체 관광객에 대해 임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겠... -
“중국서 아이 낳으면 국적 자동 취득?”… 까다로운 중국 국적법의 현실
[동포투데이]지난달 베이징의 한 병원 산부인과 대기실. 5년 넘게 중국에서 일해온 독일인 남성과 프랑스인 여성 부부가 다가와 기자에게 물었다. “우리 아이가 중국에서 태어나면 중국 국적을 가질 수 있나요?” 많은 이들이 직관적으로 “그렇다”고 답할지 모르지만, 중국의 현실은 다르다. 중국은 미국·캐나다와 달... -
“단체 관광은 무비자, 자유여행은 장벽 그대로”…中 관광객들 불만 고조
[동포투데이] 정부가 오는 9월 29일부터 중국 단체 관광객에 한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중국 여행업계와 관광객들 사이에서 기대와 불만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지정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나 크루즈 상품에 참여하면 최대 3일간 비자 없이 한국을 방문할 수 있지만, 자유여행을 원하는 개인 관광객은 여전히...
실시간뉴스
-
“단체 관광은 무비자, 자유여행은 장벽 그대로”…中 관광객들 불만 고조
-
“중국서 아이 낳으면 국적 자동 취득?”… 까다로운 중국 국적법의 현실
-
광복 80주년 맞아, 체류기간 지난 동포에 합법 체류자격 부여
-
정부, 9월 29일부터 중국 단체 관광객에 한시적 무비자 입국 허용
-
법무부, 외국인 성폭력 사범 581일 만에 본국 강제송환
-
법무부, 합동단속으로 불법체류자 1만 3천여 명 적발
-
주일 중국대사관, 일본 여행 자국민에 “여름철 안전 유의” 당부
-
외국인 근로자 한국 사회 적응 돕는 맞춤형 한국어 교재 개발
-
소방청, 재한 외국인 대상 소방안전교육 강화…화재 대비 실전 훈련
-
법무부 직무대행, 이주배경 학생 교육 현장 방문…"사회 정착 지원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