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란 (중국국제연구원아시아태평양연구소 부 연구원)
현재 일부 미국 정치인들은 ‘중국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을 야수에 비교하며 반중을 끝까지 이행하겠다고 공언한다.
최근 미 상원이 내놓은 ‘2021 전략경쟁법안’은 이런 비뚤어진 심경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281쪽짜리 이 장문의 법안은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의 '중요한 이익과 가치'를 보호하고 촉진하기 위해 중국과의 전면적인 ‘전략적 경쟁’을 요구한다.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21대1의 높은 지지율을 얻은 법안은 국회 양원을 통과해 대통령 재가를 받아 법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법안이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 도입되었거나 숙고된 대부분 조치들로 지난 몇 년간 주로 중국 관련 정책과 법률, 행정명령 등을 통합한 내용이다.
다만 특별한 의의는 이 법안이 외교전략 수립, 가치생산, 기술혁신, 경제무역보호, 군사증강, 인프라 구축, 동맹관계, 전략안보 등 광범위한 내용을 포함한 가장 포괄적인 중국 관련 법안이라는 점이다.
이는 미국 정부가 중국을 억압하기 위해 가장 최근에 취한 조치이며 미국의 대중 전략 경쟁의 강령적 문서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미국 정치권은 미국에 대한 중국의 이른바 '위협'에 맞서 정당·의회·국내사회·동맹 파트너의 역량을 통합하려 하고 있다. 상원은 "법안은 전례 없는 양당의 협력을 대변한다"며 "중국의 부상하는 글로벌 역량에 맞서기 위해 미국의 모든 전략, 경제 및 외교를 동원하겠다"고 공언했다.
법안에 담긴 중국에 대한 인식에는 주관적 억측과 불안감이 가득 차 있다.
'중국 공포증'에 걸린 것은 미국 정치인들이 미국 내에서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 스스로 원인을 찾지 않고 자신들의 무능을 감추기 위해 중국의 '도전'과 '위협'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하고 민의를 우롱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미 정치인들이 미·중 관계를 제로섬 게임 사상과 유아독존, 타국의 정상적 발전은 용납할 수 없다는 패권을 갖고 있으며, 미·중 관계에서 '손해'와 '피해자' 심리가 있고, 중국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편견으로 가득 차 있어 중국의 발전과 중국 공산당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다는 점이다.
셋째, 이들 정치인들은 이번 중국과의 경쟁이 '미-소 패권의 카피'라고 보고 경쟁과 억제, 적대적 분위기를 조성 하고 중국에 대한 '악마화'를 통해 국내 극우 역량을 통합하고, 국제적으로 동맹들의 지지와 단합을 공고히 하며 '집단화' '작은 텃밭'을 통해 미국의 패권을 지키려 한다는 점이다.
바이든 정부가 집권 한 지 100일 만에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 일련의 중요한 조정을 가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유일하게 옳은 것은 중국 정책"이라고 주장하며 대립 정책을 대부분 계승한 것은 현재 미국의 대중(對中) 인식의 근본적 전환이 두 당의 중요한 컨센서스(공감대)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2+2' 고위급 전략대화, 기후변화 문제 대화에서 건설적인 진전을 이룬 점은 긍정적 신호로 봐야 한다. 반면 미 의회 반중(反中) 정치인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정책이 앞으로 누그러지거나 편향될 것을 우려해 정부 외교정책이 완전히 가시화되기 전에 '전략적 경쟁법안'을 던지며 선제적으로 어젠다를 설정하는 데 급급하다. 또한 이들은 정부 정책을 법적으로 구속하고 바이든 정부가 중국에 전면적으로 맞서도록 압박해 미·중 관계를 철저히 경쟁하고 완전히 대결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음흉한 속셈을 가지고 있다.
스원(史文) 미국 싱크탱크 퀸시연구소 동아시아프로젝트 주임은 최근 ‘전략경쟁법은 중국에 대한 위험한 냉전 선언’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법안에 구체화된 대중국 '제로섬 전략'은 양국이 반드시 대립과 확전의 길을 걷게 할 것”이라고 날카롭게 경고했다.
미국으로선 중국을 압박하고 억제하는 것이 결코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미국이 ‘더 위대함’을 원한다면 남을 때릴 게 아니라 칼날이 안으로 향하고 스스로를 보완해야 한다. ‘중국 공포증’은 미국의 몇몇 정치인들이 무기력하고 무심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조셉 나이 하버드대 교수는 ‘중국에 대한 공포’를 과장하는 것이 미국 자체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며 미국으로서는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진정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하려면 올바른 태도를 가져야 하고, 과거의 좋은 전통을 지키고 이행해야 하며, 스스로 개혁하고 조정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만약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미국은 중-미 관계로부터 훨씬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중미 대립의 본질은 패권과 단극 세계를 유지하고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이 유발 한 양국 간의 싸움이다
중국이 미국과 싸우는 것은 자신들의 정당한 발전권을 수호하고 세계 다극화를 추진하며 국제질서를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정의로운 행동이다. 세계평화를 수호하고 공동발전을 추진하는 것은 중미 양국의 공동책임이자 사명이다.
중미 양국이 세계에 도움이 되는 관계를 구축 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국이 중국의 부상과 세계 지형의 변화를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바라보며 일부 정치인이 이기적으로 중·미 관계를 위험천만한 상황으로 몰고 가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지혜롭고 합리적이며 실행 가능한 대중(對中)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미국 ‘타임 주간’의 유명한 작가 로버트 라이트가 책 '논제로섬: 인간 운명의 논리'에서 지적한 것처럼 인류 운명의 번영은 '제로섬'시대에서 '논제로섬' 시대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 인터내셔널포커스 & www.dspdaily.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
하영에게 증조부의 죄까지 물을 것인가
배우 하영이 증조부 안상호의 일제강점기 친일 행적 의혹과 관련해 결국 고개를 숙였다. 하영은 12일 자필 사과문을 통해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가족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만으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으며, 논란 이후 관련 자료를 직접 ... -
[민국의 그림자 ⑦] 패망을 감지한 밀정들…‘76호’의 붕괴와 특무들의 마지막 선택
1943년 후반, 상하이의 공기는 달라지고 있었다. 태평양전쟁의 흐름이 일본에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왕징웨이 정권 내부에서도 동요가 시작됐다. 겉으로는 여전히 일본과의 협력을 외쳤지만, 일부 고위 인사들은 이미 일본이 패전할 경우 자신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를 계산하고 있... -
[연변 기행 ⑨] 별을 헤던 청년의 고향… 용정에 살아 있는 윤동주의 시와 민족의 혼
중국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용정시에 위치한 윤동주 생가 입구. 윤동주 시인의 생애와 문학정신을 기리는 대표적인 역사문화유적이다. /사진=인터내셔널포커스 [인터내셔널포커스] 화룡 봉오동에서 독립군의 함성을 뒤로한 채 북쪽으로 차를 달리자 풍경은 다시 부드러워졌다. 첩... -
천년의 '해동성국'…훈춘 발해고진, 역사와 야경이 빚어낸 여름 명소
[인터내셔널포커스] 천년의 역사를 품은 발해 문화와 현대 관광 콘텐츠가 만난 중국 지린성 국경도시 훈춘의 발해고진이 여름 관광 성수기를 맞아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당나라 양식의 건축미와 다양한 역사문화 체험, 화려한 야간 콘텐츠가 어우러지며 중국 각지뿐 아니라 러시아 등 해외 관광객... -
중국을 깎아내리면 한국이 강해지는가
한국 사회에서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유난히 차갑다. 온라인에서는 중국 제품의 품질을 조롱하는 표현이 어렵지 않게 등장하고, 중국인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혐오성 발언도 적지 않다. 일부 전문가와 유튜버들은 중국 경제의 위기나 기술적 한계를 반복적으로 강조하며 중국의 성장을 평가절하하기도 한... -
[민국의 그림자 ⑥] 상하이 '76호'의 지옥…고문과 숙청, 그리고 내부 권력투쟁
군통(軍統) 행동요원이 상하이 조계지에서 친일 특무조직 '76호' 관계자를 겨냥한 비밀 암살작전을 수행하는 모습을 재현한 이미지. 1939년 이후 상하이 극사비이로(極司菲爾路) 76호는 중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악명 높은 이름 가운데 하나가 됐다. 왕징웨이(汪精衛) 정권의 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