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균(한국이민재단 이사장)
한국에는 불법체류자로 불리는 외국인이 약 40만 명에 달한다. 우리 경제 규모에 그정도는 용인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진짜 문제는 합법대비 불법의 비중(20%)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하기야 국내 불법체류 외국인보다 해외에서 불법체류중인 우리 국민이 더 많고 일정한 수준의 불법체류자는 사회나 경제구조상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지만, 정부가 자체적 으로 관리하거나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이미 불법이 불법을 양산하는 고착화ㆍ조직화의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은 향후 이민정책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법무부(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정책을 시행했지만 백약이 무효다. 지금 시행중인 자진신고 제도만 해도 그렇다. 이달 말로 종료되는 자진신고 제도를 불체자 감소를 위한 선순환 대책이라고 하는데 출발이 잘못되었다.
지금 시행중인 자진신고제도는 불법체류자가 자진출국하면 범칙금을 면제 해주고, 일정기간 후 다시 단기 방문비자(90일,취업불가)를 발급해 재입국을 보장해 준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렇게 불법을 합법으로 선순환 한다는 것인데 이민정책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것은 '선순환'이 아니고 '악순환'이라는 것을 다안다.
불법체류자가 출국하고 나면 그자리를 또 다른 불법체류자로 대체할 수 밖에 없고 단기비자로 재입국한 외국인은 취업이 불가하므로 다시 불법체류자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극단적으로 불법체류자 고향방문 정책이라고 비웃는 소리도 나온다.
당장은 늘어나는 불체자가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착시현상은 보이지만 풍선효과와 돌려막기식 정책으로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고, 현재 정책이 다음 정책에게 빚을 떠넘기게 되고 정책의 신뢰성만 해치게 된다.
불법체류자 대책중 하책은 단속이고 중책은 출국유도와 입국차단이고 상책은 시장조절이다. 법무부는 줄곧 하책과 중책만 번갈아 가며 시행해 왔는데 지금은 시장기능을 조절하는 상책을 검토하고 시행해야 한다.
이달이면 불법체류자 자진신고도 끝나니 이후에 발생할 불법체류자 증가는 시간 문제이다. 이들 중 농어촌 근로, 간병인, 외식업 등 노동시장 테스트가 이루어지고 국민 공감대가 이루어진 부분은 과감히 합법 체류의 길을 넓히고 유학생, 이민자 가족, 동포들의 취업과 체류에 특례를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일단 합법의 길을 선택하고 성실한 체류자로 검증된 인재는 과감히 영주권까지 갈수 있는 사다리를 만들어 주어야 불법으로 전락하지 않는다.
반면 국민 일자리 잠식분야인 건설업과 퇴폐업소 등에 대해서는 엄격한 법집행(고용주는 형사처벌, 외국인은 영구 입국금지)으로 유입을 확실히 차단하여 국민이 공감하는 이민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 이후 이민정책의 대전환이 요구되며 이제 전문가가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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