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러시아·스페인·베트남 고위 인사들이 거의 동시에 중국을 방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 정세 전문가들은 이번 연쇄 방문이 중동 긴장 완화와 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 확대를 기대하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말 이란을 공격한 이후, 이란은 보복 차원에서 걸프 지역 미군 시설과 에너지 인프라를 타격하며 긴장이 고조됐다. 특히 UAE는 주요 에너지·산업·민간 시설이 공격을 받으며 큰 피해를 입었고, 일부 중국 투자 시설도 공격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UAE는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이면서 동시에 중국과도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중동 내 최대 투자 대상국 중 하나로, 에너지·금융·기술·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UAE 아부다비 왕세자가 최근 중국을 방문해 양국 간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점은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양측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무역·투자·산업 협력 확대를 위한 다수의 합의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자국 기업과 국민의 안전 보장을 강조하며 중동 지역 내 불안정성 해소를 요청했다.
중국은 중동 정세와 관련해 평화 공존, 주권 존중, 국제법 준수, 발전과 안보의 균형 등 원칙을 제시하며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 UAE 역시 중국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휴전과 지역 안정 회복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같은 시기 중국을 방문한 스페인 총리는 중동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조속한 종식을 위해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유럽 내에서도 중국의 외교적 영향력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러시아 외무장관도 베이징을 찾아 이란 문제를 포함한 중동 정세를 집중 협의했다. 러시아는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방문은 양국 간 전략적 공조 강화 차원으로 해석된다.
베트남 역시 에너지 안보 문제를 핵심 의제로 삼고 방중 일정에 나섰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베트남 내 유가 상승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각국이 중국을 찾는 핵심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며 “에너지 공급 위기 대응과 중동 충돌 완화에서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란의 공격으로 중국 투자 자산이 피해를 입은 점도 중국의 외교적 개입 필요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일부에서는 중동 위기 해결의 열쇠가 여전히 미국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지, 또 이란에 제재 완화 등 협상 여지를 제공할지가 향후 정세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주요국 정상들의 잇단 방중 외교가 국제 질서 재편 과정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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