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베이징의 공원에서 수백 명의 발길을 멈춰 세운 젊은 연주자가 있다. 중국가극무극원 소속 민악 연주자 쑨추보(孙楚泊)다. 대극장이 아닌 공원에서 피리를 불며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호응을 얻었고, 온라인에서는 ‘국민 딸’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쑨추보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25년 가을이다. 베이징 하이뎬구 즈주위안공원에서 즉흥적으로 연 피리 독주가 계기가 됐다. 대나무 피리 한 자루와 간단한 장비만으로 연주를 시작했지만, 곡이 이어질수록 관객이 모여들었다. 이후 연화지공원, 톈탄공원, 통저우 대운하박물관 등으로 무대를 옮길 때마다 관객 규모는 커졌다.

그의 공연을 찾는 주된 관객층은 중·장년층이다. 연주가 끝난 뒤 “딸을 보는 것 같다”는 반응이 이어졌고, 자연스럽게 ‘국민 딸’이라는 호칭이 붙었다. 쑨추보는 “처음엔 이렇게 많은 분이 모일 줄 몰랐다”며 “연주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쑨추보는 랴오닝성 단둥 출신이다. 9세에 피리를 시작해 선양음악원을 졸업했고, 이후 중국가극무극원에 입단했다. 전통 민악은 물론 영화 음악과 대중적 곡까지 레퍼토리를 넓혀 왔다. 그는 “관객이 듣고 싶어 하는 곡을 연주하는 과정 자체가 공부”라고 했다.
겨울이 되자 야외 공연은 줄였지만, 실내 공간을 활용한 공연은 이어가고 있다. 통저우 대운하박물관 공연에서는 동료 연주자와의 합주로 화제를 모았다. 공연 영상은 다시 온라인에서 확산됐다.
쑨추보는 자신의 인기를 경계한다. “유행은 오래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한 번 한 번의 연주”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배소(排箫) 연주도 선보일 계획이다. “민악은 결국 사람 곁에 있을 때 살아 움직인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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