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인천 앞바다에서 있었던 구조 소식은 제 마음을 오래 붙들었습니다. 34살 해경 이재석 경장은 새벽 바다에 뛰어들어 위기에 처한 중국인 노인에게 자신의 구명조끼를 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한밤중의 차가운 바다, 거센 파도 속에서 그는 왜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요. 그 순간만큼은 국적도, 언어도 중요하지 않았을 겁니다. 눈앞의 생명을 붙들어야 한다는 단순하면서도 가장 숭고한 본능이 그를 움직였을 겁니다.
노인은 살아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젊은 경장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대통령은 그의 희생을 기리며 훈장을 추서했고, 중국 정부와 대사관도 애도의 뜻을 전했습니다. 슬픔과 존경이 국경을 넘어 이어졌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한 사람의 영웅적 선택’으로만 기억하고 싶지 않습니다. 바다에서 구조 활동을 하는 이들이 더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장비와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 또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이자 의무입니다.
동시에 이 경장의 마지막 선택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생명의 가치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 국적이나 경계가 아닌, 인간으로서 서로를 바라보는 마음. 그의 희생은 바로 그 마음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지니는지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그를 ‘떠난 사람’으로만 기억하지 않을 겁니다. 인천 앞바다에서 보여준 그 숭고한 선택은 우리 안의 인간애를 오래 울리고, 또 다른 연대로 이어질 것입니다.
BEST 뉴스
-
‘조선족 혐오’… 한국 사회가 외면한 불편한 진실
글|허훈 한국 사회에서 ‘조선족’이라는 단어가 주는 감정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다. 공식적 표현은 ‘동포’지만, 현실의 시선은 종종 거리감과 불신을 포함한다. 일부 미디어와 온라인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재생산된 이미지가 편견을 고정시키고, 그 결과 조선족 혐오가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아 왔... -
역사 속 첫 여성 첩자 ‘여애(女艾)’… 고대의 권력 판도를 뒤집은 지략과 용기의 주인공
[동포투데이] 중국 고대사에는 이름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나, 시대를 앞서간 활약으로 후대에 깊은 인상을 남긴 인물들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여애(女艾)는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기록에 따르면 그녀는 하(夏) 왕조 시기 소강(少康)을 보좌한 장수이자, 중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첩자로 꼽힌다. ‘첩보전... -
반중 장사에 막장으로 치닫는 정치… 그 피해는 국민 몫
글|허훈 한국 사회의 반중 정서는 이제 하나의 ‘정치 산업’이 돼가고 있다. 중국과의 외교·경제 환경을 냉정하게 평가하기보다, 특정 세력이 반중 감정을 증폭시키고 이를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하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특히 극우 성향의 세력들은 중국과 관련된 사안이라면 사실관계조차 ... -
“홍콩 반환, 무력으로 막을 수 있다고 믿었다”…
[동포투데이] 영국 정치사의 상징적 인물로 거론되는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한 가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털어놓았다. 1997년 홍콩 반환을 둘러싼 협상 과정에서, 그는 일시적으로 홍콩을 무력으로 유지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검토는 오래 가지 않았다. 영국 국방부가 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