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가 미국으로 건너갔다. 국내의 한 극우 청년단체가 미국에서 첫 공개 활동을 열었다는 소식은 가벼운 해프닝이 아니다. 그들이 쏟아낸 말은 정부에 대한 저급한 욕설, 선거가 조작됐다는 허무맹랑한 주장, 종교를 빌미로 한 선동뿐이었다. 사실은 실종되고 증거는 사라졌다. 남은 것은 음모론과 분열의 광기뿐이다.
더 위험한 것은 이들이 국경을 넘어 국제적 연대를 꾀한다는 점이다. 미국 극우와 손잡아 세력을 불리겠다는 의도는 노골적이다. “미국이 한국 사태에 개입할 수밖에 없게 만들겠다”는 발상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송두리째 흔드는 배신적 망상이다. 주권을 외부에 의탁하겠다는 구호가 어떻게 애국일 수 있는가.
정치권의 행태 역시 석연치 않다. 제1야당의 일부 발언이 이들과 어긋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연이 아니다. 표 계산과 정파적 이익을 위해 극우의 언어를 흉내 내는 순간, 정치의 품격은 무너지고 사회적 균열은 벌어지고 만다. 불장난으로 집을 태우는 결과를 우리는 감당할 수 없다.
극우는 단순한 의견 차이가 아니다. 거짓을 사실로 둔갑시키고 혐오를 정치적 무기로 삼아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독버섯이다. 그들의 선동에 눈길을 주는 순간, 사회는 극단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제는 그 가면을 벗기고 진실을 드러내야 한다. 언론은 사실과 허위를 엄정히 가려내고, 시민은 냉철한 판단으로 거짓을 배격해야 한다. 정치권은 더 이상 기회주의적 유혹에 흔들려선 안 된다.
민주주의는 침묵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거짓과 혐오를 향해 목소리를 내고 행동할 때만 유지된다. 국제 무대까지 넘보는 극우가 더 큰 위협이 되기 전에, 사회 전체가 단호히 맞서야 한다. 때가 왔다 — 극우를 때려잡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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