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중국 최남단의 해안 도시 싼야(三亞)는 흔히 ‘햇빛과 해변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도시의 실체는 그보다 훨씬 깊고, 훨씬 풍부하다. 바다와 열대림이 함께 빚어낸 자연의 시(詩)는 싼야를 단순한 휴양지가 아닌, 세계 어디에도 없는 ‘독보적 풍경의 집합체’로 만든다.

중국 현지에서는 싼야에만 존재하는 ‘세계 유일 10대 절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여행객들이 “단지 유명해서” 찾는 관광지가 아니라, 자연이 스스로 만들어낸 특별한 공간이라는 뜻이다. 그 속을 하나씩 들여다보면 싼야라는 도시가 왜 ‘천애(天涯)의 영혼’이라 불리는지 조금씩 드러난다.
‘숨 쉬는 유리 바다’ 우즈저우다오
우즈저우다오(蜈支洲島)의 바다는 흔히 ‘숨 쉬는 유리’로 비유된다. 층층이 다른 빛깔의 에메랄드빛 바다는 중국 연해에서 가장 온전한 산호 생태계를 품고 있다. 발밑으로 투명하게 드러나는 산호와 어류들, 파도가 밀고 당기며 일으키는 백사장의 흰 입자들은 작은 자연사 박물관을 연다.
도시 곁에 숨어 있는 아룽완
‘중국 최고의 만(灣)’이라 불리는 아룽완(亞龍灣)은 7km에 달하는 초승달 모양의 해안선이 특징이다. 세 면을 둘러싼 산지 덕분에 바람이 잔잔하고, 바다 속 가시거리는 10m에 달한다. 이곳에서는 바닷바람 속에 섞여 들리는 현지인의 옛 어로가락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천애·해각’의 거대한 암석군
천애해각(天涯海角)의 바위들은 단순한 관광 명소가 아니다. 바다와 육지가 서로를 깎아 만든 오랜 흔적이며, 조수 간만에 드러나는 패각의 무늬와 더불어 싼야의 가장 오래된 자연 문장을 이룬다. 해질녘엔 이곳에 모인 주민들이 레이(黎)족의 해양 전설을 들려준다.
남산 해상관음, 바다 위의 108m 자비
남산(南山)에 세워진 해상관음상(海上觀音)은 높이 108m로 자유의 여신상을 웃돈다. 세 개의 얼굴이 바다를 향해 서 있고, 108개의 연꽃잎 받침은 각각 어부들의 기원을 상징한다. 이곳에서 맞는 일출·일몰은 도시의 소음과 동떨어진 고요를 만들어낸다.
살아 있는 열대우림
야눠다(呀諾達) 열대우림은 공존과 생존의 방식이 오롯이 드러나는 ‘녹색 미로’다. 고목을 감고 자라는 식물, 공중에서 피어나는 난꽃, 자연의 생태 순환을 보여주는 ‘줄기 감아올리기’ 현상이 수업처럼 펼쳐진다. 유리 하늘길 아래로는 깊은 계곡이 드리워진다.
‘도시의 전망대’ 루후이터우
루후이터우(鹿回頭) 언덕은 싼야만을 가장 극적으로 내려다볼 수 있는 일종의 ‘도시 발코니’다. 레이족의 사슴 전설이 새겨진 곳으로, 일몰 무렵에는 분홍빛과 보랏빛이 뒤섞여 도시 전체를 물들인다.
따샤오뚱톈, 바위와 도교의 만남
‘도교의 바닷가 성지’로 불리는 따샤오뚱톈(大小洞天)은 수백 년간 바람과 파도가 조각한 기암괴석을 중심으로 형성된 장소다. 조수에 따라 드러나는 ‘선인 발자국’ 모양의 지형과 작은 만(灣)은 자연과 신앙이 겹쳐진 풍경을 이룬다.
국가가 지정한 산호 보호구역
싼야 산호초 국가급 보호구(珊瑚礁国家级保护区)는 중국에서 유일한 대규모 천연 얕은 바다 산호군락이다. 형형색색의 산호들이 ‘해저의 무지개 성’처럼 펼쳐지고, 스노클링을 하면 산호충이 집을 만드는 소리가 미세하게 들린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도 전해진다.
20km 이어진 ‘야자수 산책로’
‘예멍창랑(椰梦长廊)’으로 불리는 이 해안 산책로는 삶과 여행의 경계가 가장 희미해지는 곳이다. 새벽엔 어민들이 그물을 끌어올리고, 저녁이 되면 주민들이 해변에서 춤을 추고 아이들은 밀려난 조개껍데기를 주워 모은다.
400년 어촌의 시간, 시다오
시다오(西島)는 시간이 멈춘 듯한 어촌이자, 한가로움이 흐르는 섬이다. 산호석으로 쌓은 오래된 집들과, 항구에서 그물을 손질하는 노인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섬 특유의 온기를 만든다.
싼야의 독창성, 생활의 결에서 드러난다
싼야의 특별함은 화려한 리조트가 아니라 일상의 냄새 속에서 완성된다. 나무에서 저절로 갈라질 만큼 익은 열대 과일, 이른 새벽 물비늘을 튀기며 꿈틀대는 생선들, 레이족이 팔뚝에 새긴 고유의 문신까지 모두가 이 도시의 ‘생활의 문장’이다.
여행자에게 보내는 조언
싼야는 단순한 엽서 속 풍경이 아니다. 천천히 넘겨봐야 의미가 드러나는 입체적 여행지다.
스마트폰 알림보다 더 크게 들리는 파도 소리, 어떤 음료보다 상쾌한 야자즙, 그리고 낯선 여행자에게 갓 건져 올린 해초를 건네는 이웃의 따스함이 있는 곳.
만약 싼야를 찾을 계획이라면, 화려한 호텔보다 시장의 소리와 해변의 발자국을 먼저 떠올려야 한다.
이 도시가 진짜로 보여주고 싶은 건, 푸른 바다 그 자체보다 ‘자연과 함께 사는 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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