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한 직후, 이란이 미국과의 핵합의 복원 협상을 전면 중단하며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방조했다”며 미국을 정면으로 비난하고 나섰고, 중동 정세는 일촉즉발의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 시각), 이란 외교부가 미국과의 간접 핵협상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사실상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외교부 대변인 나세르 카나니 바가에이는 “미국이 한쪽에서는 협상을 운운하면서도, 다른 한쪽에선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의 공격을 용인하는 이중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이제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바가에이는 또 “이스라엘의 공습은 미국의 암묵적인 승인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결국 미국은 외교를 방해하는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란과 미국은 15일 오만 마스카트에서 제6차 간접 핵협상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이란 정부는 이스라엘 공습 직후인 13일 오전 해당 일정을 전면 보류한다고 밝혔다. 이란은 별도 통보가 있을 때까지 협상은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우려가 높아지자 유엔 안보리도 같은 날 긴급 공개회의를 소집했다. 회의에서는 이란과 이스라엘 대표가 상호 비방전을 벌였고, 이란은 미국까지 겨냥했다. 이란 유엔대표 아미르 사이드 이라바니는 “이스라엘은 외교를 파괴하고 협상을 방해하며 지역 전체를 전쟁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며 “미국과의 공모는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이라바니는 또 “미국을 중심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세력은 모두 공범”이라며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은 이들이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 마코이 피트는 안보리 회의에서 “이스라엘이 공습에 앞서 미국에 사전 통보했고, 이는 자위권 차원의 조치였다”고 해명하면서도 “미국은 작전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피트는 이어 “미국은 이 지역에 주둔 중인 자국민과 병력을 최우선으로 보호할 것”이라며 “이란이 미군이나 미 시설을 공격할 경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외교적 해법은 여전히 유효하며, 이란은 지금이라도 협상에 복귀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을 두고 “매우 성공적이고 훌륭한 작전”이라고 치켜세우며, 군사적 압박을 통한 이란 핵문제 해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이터는 트럼프가 과거에는 외교적 해법을 선호하며 이스라엘에 군사행동을 자제하라고 했지만, 최근에는 입장을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전화 인터뷰에서 “공습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며 “나는 이란이 파괴되기 전에 협상이 성사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늦지 않았다. 협상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지만, 15일로 예정된 미국-이란 간 협상이 실제로 열릴지는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외교와 군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미국의 메시지, 그리고 이란의 강경 대응이 맞물리며 중동은 다시 한번 불안정한 화약고로 떠오르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군사 충돌이 본격화될 경우, 미국의 개입 여부에 따라 상황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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