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가 공개된 후 연변FC와 윤빛가람 선수를 모독한데 대해 분노한 중국 네티즌들과는 달리 한국 네티즌들 중에는 "김민수 측의 설명도 들어봐야 한다. 일방적인 얘기만 듣고 판단하면 마녀사냥의 피해자만 생겨날 뿐"이라는 조심스러운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당당하면 어디 한번 설명해보라"는 네티즌들의 요구와는 달리 김민수는 자신의 인스타 계정을 탈퇴하고 잠적하는 등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서 끝까지 김민수를 믿어주는 팬들을 불안하게 만들었으며 드디어 저녁에 배우 김민수가 공개사과문을 발표하자 그동안 김민수를 두둔하던 여론은 언제 그랬냐 싶게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소속사를 통해 발표한 김민수의 사과문은 아래와 같다.

첫째: 김민수의 사과문에서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다.
(1) "불미스러운 일" 이라고 간단히 언급하고 급히 넘어갔다는 것은 이 일에 대해 더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는 짜증이 섞인 표현이다.
(2) 사과문 전체가 "죄송합니다","반성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등과 같은 형식적인 멘트로 꽉 차 있으며 뭘 어떻게 해서 죄송하다고 설명하려는 성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3) "본의 아니게 상처를 드린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라는 표현을 써서 자신이 깍듯이 사과했어야 하는 그 많고 많은 상대를 한마디로 일축해 버렸다. 김민수가 정말 진심으로 사과 하고 싶었다면 윤빛가람 선수를 포함한 연변FC 선수들, 연변FC 팬들, 조선족들, 전체 중국인들, 김민수 때문에 실망한 한국인들, 이런 순서대로 하나씩 언급하면서 사과를 해야만 했다. "본의 아니게 상처를 드린 모든 분들께"라는 표현은 자신이 사과해야 할 사람이 누군지 알고 싶지도 않고 그냥 한마디속에 전부 포함시켜서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속셈이다.
(4) 절대 김민수 본인이 쓴 사과문이 아니다. 사과문을 읽어보면 상황은 겪은 본인이 아니라 옆에서 상황을 지켜본 제3자가 자신이 알고 있는 상황을 전제로 해서 대신 사과문을 써준 느낌이 강하게 든다. 어제의 상황을 알고 있는 아무 사람이라도 저정도의 겉핥기식의 사과문을 충분히 쓸 수 있다.
(5) 사과문이 너무 짧다. 김민수본인이 썼다고 한들 저렇게 짤막하게 썼다는 것은 속으로 내키지 않아서 억지로 썼다는 얘기밖에 안된다. 저딴식으로 사과할거면 차라리 안하기만 못하다.
둘째: 사건자체가 황당하다.
83년생인 김민수는 오랫동안 무명배우로 활동하다가 2014년 '압구정 백야'라는 일일극을 통해 겨우 존재감을 알린 조연급 배우이다. 톱스타도 아니고 명품조연도 아니고 아침드라마나 일일드라마에서나 가끔 나오는 아직 조연급도 벗어나지 못한 신인배우이다.
윤빛가람은 10대시절 기성용,이청용과 함께 한국축구를 이끌 3대유망주로 뽑힌적이 있고 축구매니아들속에서는 '축구천재'라고 불리울만큼 인정받는 축구선수이다. 얼마전 한국국가팀을 대표하여 체코전에 출전한 윤빛가람은 1골1도움을 기록하면서 완전히 한국의 국보급선수로 부상했다.
연예계에서 이제 겨우 고개를 내밀고 있는 신인배우가 한국의 국가대표선수에게 "좆만한 새끼야... 병신아..." 이런 표현을 썼다는건 다시 생각해봐도 황당하기 그지 없다.
명색이 배우인만큼 외모에서는 상대보다 낫을지 몰라도 외모빼면 인지도, 경제수입, 사회지위 등 모든면에서 윤빛가람한테 밀리는 김민수가 대체 뭘 믿고 그랬을까?
셋째: 한국네티즌들에 고마운 한편 실망도 크다.
사과문에 조선족한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도 없는 김민수가 조선족들이 아무리 분노했다고 해서 눈 하나 깜짝할지 모르겠다. 김민수 욕설의 최대 피해자는 조선족이지만 한류스타도 아니고 중국에 진출할 일도 딱히 없는 김민수를 상대로 조선족이 뭘 어떻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아마 김민수 측에서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김민수보다 더 실망적인 것은 한국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조선족의 입장에서는 김민수라는 사람이 얼마나 인성이 나쁘고 욕을 잘하는 사람이냐를 따지기보다는 조선족을 겨냥한 김민수의 발언내용 때문에 화가 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았다. '김민수의 인성에 실망했다','표현이 지나쳤다'등 김민수의 표현방법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판은 많았지만 조선족과 중국인 비하 발언 내용에 대해 꾸짖고 비판하는 한국네티즌은 한명도 없었다.
다시말하면 한국인들은 자기네 나라 연예인의 수준이 어떠냐에만 관심있을 뿐, 조선족을 비하한 발언이 굳이 그렇게 잘못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아무리 상대가 조선족이라도 욕을 그 정도로 심하게 한건 잘못됐다'라는 한 한국네티즌의 말을 다른 각도로 풀이하자면 '그 정도로 심한 욕만 아니라면 조선족한테 해도 된다'라는 말과 하나도 다를게 없다. 대부분 한국인의 마인드가 이런 수준인데 과연 중국과 조선족을 비하하는 현상이 사라질 수 있을까? 김민수를 함께 꾸짖어준건 고마운 일이지만 진정으로 그가 뭘 잘못했는지 가르쳐주지 않는 한국네티즌들에게 그만큼 실망도 크다.
ⓒ 인터내셔널포커스 & www.dspdaily.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
반중 장사에 막장으로 치닫는 정치… 그 피해는 국민 몫
글|허훈 한국 사회의 반중 정서는 이제 하나의 ‘정치 산업’이 돼가고 있다. 중국과의 외교·경제 환경을 냉정하게 평가하기보다, 특정 세력이 반중 감정을 증폭시키고 이를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하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특히 극우 성향의 세력들은 중국과 관련된 사안이라면 사실관계조차 ... -
“홍콩 반환, 무력으로 막을 수 있다고 믿었다”…
[동포투데이] 영국 정치사의 상징적 인물로 거론되는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한 가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털어놓았다. 1997년 홍콩 반환을 둘러싼 협상 과정에서, 그는 일시적으로 홍콩을 무력으로 유지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검토는 오래 가지 않았다. 영국 국방부가 작... -
같은 혼잡, 다른 선택: 한국과 중국의 운전 문화
글|화영 한국에서 운전하다 보면 반복해서 마주치는 장면이 있다. 차선을 바꾸기 위해 방향지시등을 켜는 순간, 뒤차가 속도를 높인다. 비켜주기는커녕, 들어올 틈을 원천 차단한다. 마치 양보가 곧 패배인 것처럼 행동한다. 이 장면은 우연이 아니다. 한국 도로에서는 ‘내가 우선’이... -
같은 동포, 다른 대우… 재외동포 정책의 오래된 차별
글 |화영 재외동포 정책은 한 국가의 품격을 비춘다. 국경 밖에 사는 동포를 어떻게 대하는가는 그 나라가 공동체의 경계를 어디까지로 설정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외교부·통일부 업무보고 과정에서 나온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한 행정 점검을 넘어, 재외동... -
중국산 혐오하면서 중국산으로 살아가는 나라
중국산을 싫어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다. 그런데 중국산 없이 하루라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한국 사회의 중국산 혐오는 이미 감정의 영역에 들어섰다. “중국산은 못 믿겠다”, “짝퉁 아니냐”는 말은 습관처럼 반복된다. 하지만 이 말은 대부분 소비 현장에서 힘을 잃는다. 불신은 말...
NEWS TOP 5
실시간뉴스
-
중국산 혐오하면서 중국산으로 살아가는 나라
-
같은 혼잡, 다른 선택: 한국과 중국의 운전 문화
-
같은 동포, 다른 대우… 재외동포 정책의 오래된 차별
-
반중 장사에 막장으로 치닫는 정치… 그 피해는 국민 몫
-
“홍콩 반환, 무력으로 막을 수 있다고 믿었다”…
-
역사 속 첫 여성 첩자 ‘여애(女艾)’… 고대의 권력 판도를 뒤집은 지략과 용기의 주인공
-
‘조선족 혐오’… 한국 사회가 외면한 불편한 진실
-
백두산 현장르포④ | 용정의 새벽, 백두산 아래에서 다시 부르는 독립의 노래
-
[기획연재③] 윤동주 생가에서 보는 디아스포라 — 북간도 교회와 신앙 공동체의 항일운동
-
백두산 현장르포③ | 지하삼림, 천지의 그늘 아래 살아 숨 쉬는 또 하나의 세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