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중국청년의 강제출국 해프닝
■ 장충의(張忠義)
지난달 회의가 있어 한국을 방문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는 많은 중국 승객들이 탑승해 있었다. 귀국의 기쁨에다 한국쇼핑관광에 대한 만족감이 감도는 듯 여기저기 웃음과 환담의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옆 좌석에 앉아있는 두명의 중국 청년들은 울분이 넘치는 표정을 한 채 말없이 앉아있어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말을 걸어봤더니 두 사람은 강제출국자였다.
이름이 둥장포(董江坡)와 자오옌펑(焦言朋)인 이 두 청년은 허베이(河北)성 가오청(藁城) 사람이다. 일본에 있는 친구의 초청으로 나고야(名古屋)에 놀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무비자로 한국에 며칠 체류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한국에 들러 관광 및 쇼핑을 하고 귀국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국 땅을 밟자마자 인천공항에서 입국거부를 당한 것이었다. 두 청년의 말에 의하면 입국을 거부당한 이유는 불법체류하면서 불법취업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20여 시간 이상 공항 지하실에 갇혀 있었습니다. 화장실 외에 모든 출입이 금지됐습니다. 국제전화비가 비싸 2층에 올라가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하려고 했지만 저지당했습니다.”“2번의 심문을 받았고 호텔예약권과 돌아가는 비행기 티켓도 보여주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항의해도 쳐다보지도 않고, 중국영사관에 연락하겠다고 말했지만 심사관이 소용없다고 말했습니다.” “20여 시간 동안 식사라고는 고작 빵 두 조각과 사과주스 한잔이었습니다.” 두 청년은 계속 하소연했다. 정서적 안정을 되찾았지만 불만을 억누르고 있는 듯했다.
두 청년의 말에 의하면 공항 지하실에는 동남아시아, 러시아,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이 많은 사람들이 한 곳의 지하실에 억류되어 있었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설이라고는 몇개의 침대와 의자 뿐이었다.
자오씨는 의류장사, 둥씨는 인테리어 자재 도소매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딸에게 줄 옷과 일본산 쵸코렛을 샀고, 한국에 와서는 부모님에게는 효도상품, 와이프에게는 한국화장품을 사서 선물하려고 했다. “한국화장품이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고 품질도 좋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자오씨의 말이다. 그는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가을동화>를 보았고 한국에 대해 줄곧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말이 좀 많은 편이었던 둥씨는 일본이 자신에게 매우 좋은 인상을 주었다고 말했다. “출입국 관리자든, 백화점 직원이든 모두 매우 친절했습니다. 골목길을 건널 때면 자동차 운전자들이 항상 양보해주었습니다. 이들은 미소를 지으면서 먼저 건너가라고 따뜻한 손짓까지 했습니다.”
처음으로 해외 나들이를 했다는 두 청년은 앞으로 한국에 다시 올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모두 고개를 흔들면서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답했다.
중-한 관광교류는 이제 1000만명 시대에 접어들었다. 2015년 ‘중국관광의 해’에 이어 2016년은 ‘한국관광의 해’이다. 중국인 생활수준의 향상, 비자절차 간소화 내지 무비자 관광의 추진에 따라 한국자유여행, 개별관광 같은 여행상품이 폭발적 인기를 얻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같은 두 중국청년의 해프닝은 수시로 일어날 확률이 높다. 물론 한국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상대로 확인취재를 못했기 때문에 다른 사연도 있을 수 있고 일방적인 얘기가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인본주의에 입각한, 더 세심한 배려, 더 정확하고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사소한 사건이 양국 관광협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먼지가 쌓이면 산이 되고’, ‘개미 구멍도 댐을 무너뜨린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통계에 따르면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180만명 가까이 되고 있다. 그 중 불법체류자 수는 약 20여 만명이고 중국인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사회도 점점 국제화, 다양화되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더욱 인본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인본주의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유럽은 지금 중동 난민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난민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하루빨리 전쟁을 중단시켜 안정된 삶의 터전을 되돌려주는 것이겠지만, 발등의 불인 난민문제를 놓고 일부 유럽 국가들이 인본주의 원칙을 고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아시아 각국들은 근대화를 유럽으로부터 배웠지만 일부 분야에서는 유럽을 뛰어넘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본주의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 중국과 한국이 유럽을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포용성과 관대함을 갖춘 ‘인본주의 공동체’ 만들기는 우리가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할 ‘아름다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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