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동포 사회는 … 3시간 법•제도교육, 6주 기술교육, 3일 취업교육, 8시간 건설업취업교육에 4시간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까지 '교육 노이로제' 심화
중국동포들 사이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교육공화국’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이는 중국동포들이 한국에 와서 외국인등록을 하고, 또 취업활동을 하기까지 이런 저런 교육들을 필수적으로 받아야만 하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지난 9월 이후부터 방문취업 비자로 입국한 동포들은 외국인등록을 하려면 3시간 한국의 법과 제도를 가르치는 사회통합교육을 먼저 이수해야 한다. 그리고 취업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실시하는 3일 취업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건설업종에서 취업하려면 또다시 8시간 건설업 취업등록 교육을 받아야 한다.
동포방문(C-3-8) 비자로 입국한 동포들은 교육이 더 많다. 먼저 방문취업 체류자격을 부여받기 위해서 6주 기술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그 다음 역시 3일 취업교육 등을 이수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또다시 대한민국은 교육공화국이라는 말이 떠돌게 만드는 것은, 4시간 동안 받는 건설업기초안전교육 때문이다.
지난해 중반 노량진 침수사건과 방화대교 붕괴사건 등으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정부는 건설업 기초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하게 하였다. 이에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려면 4시간 건설업기초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 중국동포들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4시간 건설업 기초안전교육을 이수했다 하더라도 건설업종에서 취업활동을 할 수 없는 체류자격자(F-4)나. 별도의 기초안전교육을 받지 않아도 되는 체류자(H-2)에 대해서도 교육기관이 돈을 벌기 위해 무분별하게 교육을 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학원가는 경쟁적으로 건설업 기초안전교육을 받으면 건설현장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것처럼 허위 과장 홍보하여 교육생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이런 저런 교육으로 노이로제에 걸려 있는 중국동포들에게 ‘기초안전교육이라니...’ 불만이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건설업 기초안전교육장으로 동포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이 교육을 이수하면 누구나 다 건설현장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 때문이기도 하지만, 산업인력공단에서 실시하는 건설업 취업등록 8시간 교육을 3개월 주기로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까지 일을 하지 않고 기다릴 수 없는 동포들은 기초안전교육이라도 받아 이수증을 손에 쥐고 건설현장에서 하루라도 빨리 일을 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교육공화국이라는 말은 결코 좋은 의미의 말은 아닌 듯싶다. 동포들을 위한 교육 정책이 좋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학원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되지 않도록 관계 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뒤따라야 할 것같다.
<동포세계신문 9월 27일자>
BEST 뉴스
-
왜 예술인에게 ‘재교육’이 필요한가?
6월의 비는 쉼과 시작 사이를 적신다. 벌써 반년이 지나고, 빗소리는 지나온 시간에 안부를 전하듯 마음을 두드린다. 그리고 지금, 그 빗줄기처럼 우리에게 용기를 속삭인다. ‘다시 시작하라, 다시 배움에 도전하라’ 라고... 무용, 음악, 미술, 연극, 뮤지컬 등, 예술을 전공한 수많은 이들이 있다. 그러나 그... -
“나도 드라마 속 ‘가난한 사람’이 되고 싶다”
● 허 훈 가난한 사람을 다루는 드라마를 네 나라, 한국·미국·중국·일본의 작품을 함께 놓고 본다면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 네 나라 중 유독 한 곳만, 가난이 너무도 ‘예쁘게’ 포장돼 있다. 바로 중국이다. 요즘 중국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미드·한드·일드나 본다”는 말이 유행처럼 ... -
디아스포라와 AI 시대, 한글교육의 도전과 과제
허 훈 | 칼럼니스트 “디아스포라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지난 6월 23일 서울 종이나라박물관에서 열린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 제10회 발표회에서 전후석 다큐멘터리 감독이 던진 이 말은 한글교육의 본질과 미래를 깊이 성찰하게 하는 표현이었다. 한글교육은 더 이상 단순한 문자 교육... -
역사 속 ‘신에 가까운’ 일곱 사람…제갈량도 5위 밖, 1위는 누구였을까
각 시대마다 역사 흐름을 바꾸는 탁월한 인물들이 등장해왔다. 이들은 그 지혜와 능력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신과 같은 존재’로 불리며 사회와 문명의 발전을 이끌었다. <삼국연의>로 널리 알려진 제갈량은 이러한 인물 중 대표적으로 손꼽히지만, 실제 역사 속에서는 그조차도 ‘신인’ 순위의 다섯 손가락 안에 들... -
‘홍대 중국인 커플 폭행’, 언제까지 외국인 혐오에 눈 감을 것인가
[동포투데이]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외국인 관광객 폭행 사건이 또다시 한국의 국격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3일 밤, 서울 홍대 앞 거리에서 중국인 커플이 한국인 남성에게 네 차례나 폭행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그 장면은 피해자가 직접 촬영한 영상으로 중국 SNS에 확산됐고, “한국은 안전한가”라는 물음이 순식간에... -
중국인 아이돌의 한마디에 ‘집단 분노’… 한국 사회의 불안한 자화상
글 | 허 훈 중국 국적의 아이돌 저우신위(周心语)가 팬 커뮤니티에서 남긴 말 한마디가 한국 사회를 흔들었다. “마카오, 홍콩, 타이완은 모두 중국의 일부”라는 발언은 국제사회에서 통상적인 중국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에 불과했지만, 한국의 온라인 공간은 삽시간에 ‘폭발’했다. “정치적 망언”이라는 비난에서부...
NEWS TOP 5
실시간뉴스
-
중국인 아이돌의 한마디에 ‘집단 분노’… 한국 사회의 불안한 자화상
-
중국 축구, 끝없는 추락에 해체론 재점화
-
“감독만 바꾸면 나아질까”…中 축구, ‘20년 책임 전가’의 민낯
-
‘홍대 중국인 커플 폭행’, 언제까지 외국인 혐오에 눈 감을 것인가
-
“억제”의 환상, 전쟁의 불씨가 된 서태평양…수천만 생명 위협하는 핵 시나리오
-
디아스포라와 AI 시대, 한글교육의 도전과 과제
-
'축구 굴기'의 허상, 국가 통제 축구의 비극
-
“나도 드라마 속 ‘가난한 사람’이 되고 싶다”
-
“중국이 최대 피해자”?…美·伊 전쟁 프레임 뒤에 숨은 불안한 백악관
-
엇갈린 시선, 닿지 않는 마음 — 한중 젊은 세대의 온도차